눈맞추기 힘들어진 국정파트너… 朴대통령, 金대표에 ‘부글’

입력 2016-03-27 21:55 수정 2016-03-27 22:03
박근혜 대통령과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오른쪽)가 4·13총선을 앞두고 ‘불안한 동거’를 하고 있다. 양측의 갈등은 일단 봉합됐지만 총선이 끝난 이후 권력 암투에 휘말릴 것으로 전망된다. 뉴시스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의 이른바 ‘옥새 파동’은 일단 ‘나눠먹기’ 식으로 임시 봉합됐지만 박근혜 대통령과 김 대표 관계는 앞으로 한층 소원해질 수밖에 없게 됐다. 특히 박 대통령에 의해 ‘배신의 정치’로 낙인찍혔던 유승민 의원이 오히려 유일한 범여권 후보로 20대 국회 생환이 기정사실화된 것은 박 대통령으로선 뼈아픈 대목이라는 게 일반적 평가다. 이는 박 대통령에게도 커다란 정치적 부담이다. 김 대표는 후보 공천 등록 거부가 당헌·당규에 의한 것일 뿐이라며 박 대통령과의 정면충돌 시각에 선을 그은 상태다. 그러나 앞으로 박 대통령과 김 대표는 총선 이후 엇갈린 길을 걸을 수밖에 없고, 특히 한번 갈등이 불거지면 걷잡을 수 없는 상황으로까지 확산될 수도 있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다만 집권 4년차 개혁과제 이행에 올인을 선언한 박 대통령으로서는 현재로선 정치권과 어느 정도 거리 두기를 하면서도 기본적인 협력관계는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경제 활성화, 일자리 창출 등 박근혜정부의 최우선 국정과제 성과 도출은 집권여당의 뒷받침 없이는 불가능하고, 이를 위한 협력은 불가피한 전략적 선택이라는 의미다.

또 최근 한반도 안보위기가 계속되는 상황도 감안할 수밖에 없다. 북한은 박 대통령과 청와대를 ‘1차 타격 대상’으로 거론하면서 연일 정밀 타격을 위협하고 있고, 추가 핵실험과 장거리 미사일 도발 가능성도 높다. 이런 상황에서 국내에서 소모적인 정치 갈등이 계속될 경우 정권이 가장 큰 위기에 봉착할 개연성이 크다. 따라서 박 대통령은 앞으로 당분간 경제 활성화 행보와 안보 행보에 주력하면서 특정 정치 현안에 대해선 거리 두기를 할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전망이다. 다만 박 대통령과 김 대표가 앞으로 진정한 ‘국정 파트너’로서의 관계를 이어가긴 더 이상 어렵다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더욱이 총선이 마무리되고 권력 중심이 청와대에서 당으로 이동하면 다시 한번 박 대통령과 김 대표 간 갈등은 필연적으로 불거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청와대는 여전히 “공천 문제는 당의 일”이라는 게 공식 입장이라면서도 내부적으로는 끙끙 앓고 있다. 특히 김 대표의 이른바 ‘옥새 파동’에 대해선 “공당 대표가 구태에서 벗어나지 못한 정치적 거래를 보여줬다”는 분위기다 강하다. 청와대 한 관계자는 27일 “여당이 내부 갈등 때문에 일부 지역을 무공천 지역으로 남겨둔 것은 여전히 이해할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남혁상 기자 hsna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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