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 파일] 요통과 강직성척추염

입력 2016-03-28 20:07 수정 2016-03-29 09:16
김현옥 창원경상대병원 류마티스내과교수

“조금 더 일찍 정확한 진단을 받았더라면 지금보다 나았을까요?” 류마티스 내과를 방문하는 강직성 척추염 환자들이 가장 많이 하는 질문이다. 허리와 골반 주위에서 느껴지는 통증을 단순 근육통으로 여겨 대수롭지 않게 방치한 탓이 아닌가 싶어서일 것이다.

맞다. 강직성 척추염은 조기 진단을 통한 조기 치료가 아주 중요한 질환이다. 강직성 척추염으로 일단 목뼈가 변형되기 시작하면 수술이 불가피하고, 원상회복도 쉽지 않다. 강직성 척추염은 10대 후반부터 30대까지의 젊은 남성에게 주로 발생한다. 처음에는 허리 및 골반 주위 통증으로 시작해 서서히 척추 관절이 뻣뻣하게 굳어버린다. 불행 중 다행히도 이 질환은 다른 관절염에 비해 비교적 진행 속도가 느린 편이다.

따라서 아무런 이유 없이 허리나 등 통증이 3개월 이상 지속되면 혹시 강직성 척추염에 의한 염증성 요통이 아닌지 감별해 볼 필요가 있다. 염증성 요통의 기준은 △40세 미만에서 통증이 시작되었는지 △서서히 발생하는지 △운동을 하면 통증이 개선되는지 △휴식을 취해도 통증이 개선되지 않았는지 △통증이 밤에 심하고 기상 시 완화되는지 여부다. 이 5가지 기준 가운데 4개 이상에 해당되면 염증성 요통을 의심, 정확한 진단이 필요하다.

강직성 척추염을 진단하기 위해서는 자세한 병력 청취와 함께 단순 방사선 사진 및 자기공명영상(MRI)과 같은 영상검사가 필요하다. 특정 유전자(HLA B27) 검사도 진행된다. 일부 강직성 척추염 환자에서는 포도막염, 건선, 염증성 장질환 등 관절 외 증상도 발생하기 때문에 전문의를 찾아 질환을 총체적으로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치료는 운동요법과 약물요법을 병행하는 식으로 이뤄진다. 일차 약제로는 통증 및 경직감 완화 효과가 있는 비스테로이드 소염제가 쓰인다. 기존의 약물 치료에 반응을 보이지 않던 환자의 경우 종양괴사인자(TNF)를 억제하는 항TNF제제를 사용하기도 한다.

강직성 척추염은 아직 예방법이 없다. 젊은 나이에 뚜렷한 이유도 없이 허리, 등 및 골반 주위가 지속적으로 아프다면 한번쯤 강직성척추염을 의심하고 류마티스 내과를 방문해보길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