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간색 점퍼 벗고… ‘비박 연대’ 시동

입력 2016-03-25 21:18
새누리당 탈당 후 무소속 출마를 선언한 유승민 권은희 류성걸 의원(왼쪽부터)이 25일 대구 동·북구선거관리위원회에 들어서고 있다. 세 의원은 선관위에 무소속으로 4·13총선 후보 등록을 마쳤다. 뉴시스

새누리당을 탈당한 유승민 의원이 25일 무소속 후보 등록을 마치고 ‘대구 비박(비박근혜)연대’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새누리당 최고위원회가 유 의원 지역구인 대구 동을에 새누리당 후보를 내지 않기로 결정하면서 유 의원은 한때 ‘무투표 당선’을 확정짓는 듯했지만 막판에 더불어민주당이 후보를 내면서 불발됐다.

유 의원은 오전 10시쯤 새누리당에서 컷오프(공천배제)된 후 무소속 출마를 선언한 류성걸(대구 동갑) 의원, 권은희(대구 북갑) 의원과 함께 대구 북구에 위치한 대구 동·북구 선거관리위원회를 찾아 무소속 후보 등록을 마쳤다.

이 자리에서 유 의원은 “연대라는 표현은 아직 저희 입으로 이야기한 적은 없다”면서도 “제 입장에서는 두 분의 무소속 당선을 위해 제가 할 수 있는 일이 있으면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권 의원과 류 의원도 무소속 연대에 관해 직접적인 언급은 피했지만 세 사람이 함께 무소속 후보 등록을 마친 것이 대구지역 비박 무소속 연대의 시작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유 의원은 공동유세 등의 형태로 권 의원 등에 대한 선거 지원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유 의원은 오후 대구 동구 불로시장으로 향했다. 늘 입던 새누리당의 상징인 빨간색 점퍼 대신 흰색 점퍼를 걸친 채 조용히 주민과 시장 상인들을 만났다.

유세를 마친 뒤 대구 동을에 후보를 내지 않기로 한 최고위 결정이 발표되면서 유 의원 캠프에 한때 무투표 당선에 대한 기대감이 고조되기도 했다. 그때까지 유 의원 외에는 이 지역에 출마한 후보가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후보 등록 마감 직전 더민주가 이승천 전 대구시당위원장을 공천하면서 선거를 치르게 됐다.

유 의원은 새누리당 최고위 결정에 대해선 “당사자이고 탈당한 입장에서 뭐라 말하는 것은 맞지 않은 것 같다”며 말을 아꼈다. 유 의원 캠프 관계자는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유 의원은) 애초부터 무투표 당선을 생각지도 않았다”며 “주민들의 진정한 선택을 받을 수 있는 기회라고 여기고 있다”고 전했다.

이종선 기자 remember@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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