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적을 일으켰다… OK저축은행 OK!

입력 2016-03-24 23:45
OK저축은행 김세진 감독(왼쪽)과 외국인 선수 시몬이 24일 경기도 안산 상록수체육관에서 열린 NH농협 2015-2016 V리그 남자부 챔피언결정전 4차전에서 현대캐피탈을 물리치고 대회 2연패를 달성한 뒤 가진 시상식에서 고글을 쓴 채 우승 샴페인을 뿌리고 있다.뉴시스

‘기적을 일으키자’는 OK저축은행 선수 유니폼에 새겨진 문구다. OK저축은행은 지난해 처음 이 문구를 가슴에 새기고는 창단 2년 만에 첫 우승을 안았다. 지난 시즌 우승이 기적이 아님을 증명이라도 하듯 OK저축은행이 2년 연속 프로배구 남자부 정상에 우뚝 섰다. 창단 3년 만에 두 번째 우승이다.

김세진 감독이 이끄는 OK저축은행은 24일 경기도 안산 상록수체육관에서 열린 NH농협 2015-2016 V리그 남자부 챔피언결정전(5전3선승제) 4차전에서 시몬의 활약을 앞세워 현대캐피탈을 3대 1(25-20 25-15 19-25 25-23)로 물리쳤다. 3승1패가 된 OK저축은행은 우승을 확정지으며 지난 시즌에 이어 대회 2연패에 성공했다. 챔피언결정전 최우수선수(MVP)에는 이날 양팀 최다인 32점을 기록하며 우승을 견인한 시몬(쿠바)이 선정됐다.

지난해 베테랑 신치용 감독의 삼성화재를 꺾고 첫 정상을 밟았던 김 감독은 이번 시즌에는 정규리그 18연승의 상승세를 이끌었던 최태웅 감독의 현대캐피탈을 꺾으면서 V리그 최고 명장 반열에 올랐다. 2013년 11월 창단한 OK저축은행은 세 번째 시즌 동안 2차례나 우승하면서 프로배구 신흥명문으로 입지를 굳혔다.

반면 7년만의 정규리그 우승에 이어 9년 만의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노렸던 현대캐피탈은 1, 2차전을 내준 뒤 3차전 승리로 대반격의 기틀을 마련했지만 고비를 넘기지 못했다.

경기 직전 “분위기상 오늘 지면 쉽지 않다”며 결의를 다졌던 김 감독은 상대 공격의 핵 오레올(쿠바)을 시몬과 맞대결 시키며 배수의 진을 쳤다. 시몬이 오레올의 강타를 유효블로킹으로 위축시키는 사이 송명근(17점)과 송희채(11점)가 펄펄 날았다. 1, 2차전에서 강서브로 재미를 봤던 OK저축은행은 이날도 강서브로 상대 리시브를 흔들면서 상대 공격 범실을 유도했고, 1세트를 25-20으로 가볍게 따냈다.

1, 2세트를 내준 현대캐피탈의 반격도 만만치 않았다. 전열을 정비한 현대캐피탈은 마지막이 될지 모를 3세트 초반 오레올의 서브로 세트를 시작했고 상대의 범실 13개에 편승해 3세트를 가져왔다.

OK저축은행은 4세트 초반 범실로 뒤졌지만 시몬과 송명근을 앞세워 19-16 리드를 잡았다. 현대캐피탈은 오레올의 강타를 앞세워 22-23까지 추격했지만 매치포인트에서 시몬이 오픈 공격으로 공을 현대캐피탈 코트에 꽂아 우승을 완성시켰다.

현대캐피탈은 오레올이 18점, 문성민이 12점으로 분전했지만 강점인 블로킹에서 역으로 2-8로 뒤진 게 결정타였다. 게다가 OK저축은행이 자신(20개) 보다 배가 많은 42개의 범실을 기록했지만 이를 살리지 못했다.

안산=서완석 체육전문기자 wssu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