굳어진 多野 멀어진 연대… 후보간 단일화는 시한 촉박

입력 2016-03-24 21:43

제20대 총선 야권 지형이 19대와는 판이하게 달라져 야권의 총선 전망을 어둡게 하고 있다. 야권통합은 물론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의 야권연대 논의마저 무산돼 야권분열이 현실화됐기 때문이다. 후보 간 단일화 가능성은 남아 있지만 24일 후보등록이 시작되면서 단일화 시한도 열흘 정도밖에 남지 않아 큰 기대를 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2012년 19대 총선 당시 민주통합당과 통합진보당은 선거를 한 달 앞둔 3월 10일 이미 야권연대를 성사시켰다. 두 야당은 야권단일화를 통해 여당과 사실상 1대 1의 구도를 만들어냈다. 또 원내정당도 민주통합당과 통진당 두 개에 불과했다. 그 결과 민주통합당은 127석, 통진당은 13석을 얻었다. 특히 박빙 승부가 펼쳐진 서울 48개 지역구에서 두 당은 32석을 차지해 16석을 차지한 새누리당을 압도했고, 경기도에서도 야권이 새누리당을 10석 앞섰다.

그러나 20대 총선의 야권 지형은 훨씬 복잡해졌다. 우선 이번 총선에 후보를 낸 야권 원내 정당이 4개(더민주, 국민의당, 정의당, 민주당)로 늘어났다. 국민의당은 대권후보인 안철수 공동대표라는 구심점을 갖고 있어 당시 통진당과는 세를 비교할 수 없는 상황이다. 확실한 ‘일여다야(一與多野)’ 구도가 전개된 것이다.

더민주와 정의당 간 야권연대 논의도 더민주가 전날 정의당 심상정 대표와 정진후 원내대표의 지역구에 후보를 내면서 무산됐다. 심 대표는 당 중앙선대위 회의에서 “야권연대는 두 야당의 거부로 끝내 무산됐다. 더민주가 힘으로 기득권을 관철시키겠다는 패권주의적 행태를 보였다”고 제1야당을 강하게 비판했다. 더민주 이용섭 총선정책공약단장도 YTN라디오에서 “정의당은 우리와 정체성이 달라 당 대 당 연대는 어렵다. 국민의당과는 수도권 연대가 필요하나 안 대표가 반대하고 있어 쉽지 않다”고 말했다.

문제는 야권이 연대 없이 총선 승리를 장담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19대 총선에는 3% 포인트 내의 득표율 차로 당락이 갈린 접전지역이 24곳이나 됐다. 또 당시 정통민주당과의 협상 실패로 서울과 경기도에서만 7석을 여당에 내주기도 했다.

후보 간 막판 단일화 가능성은 남아 있지만 시한은 매우 촉박하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다음달 4일부터 투표용지 인쇄를 시작하기 때문이다. 3일 이후 후보단일화가 이뤄지면 인쇄용지에 사퇴한 후보까지 기재돼 다량의 사표가 발생할 수도 있다. 한편 경남 창원성산에 후보등록을 마친 더민주 허성무 후보와 정의당 노회찬 후보는 오는 29일까지 여론조사 방식으로 후보단일화를 하기로 합의했다.

최승욱 기자 applesu@kmib.co.kr

[관련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