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수생 김미정(가명·20·여)씨는 지난해 대입을 치르면서 입시 컨설팅을 받느라 사설 입시업체에 수십만원을 지불해야 했다. 대학별, 학과별로 전형요소가 다르고 점수를 반영하는 방식도 제각각인데 입시 정보는 턱없이 부족했다. 복잡한 대입 전형에 담임선생님도 입시업체 도움을 받도록 권유했다. 입시업체에 8만원을 지불하고 온라인 회원 가입을 해서 상담을 받다 보면 추가 요금이 들어가는 오프라인 상담으로 자연스럽게 이어졌다.
◇대입 정보 한번에 몰아본다=교육부와 한국대학교육협의회는 24일 대입정보 포털 ‘어디가’ 시연회를 열었다. 25일 개통 예정인 ‘어디가’는 입시업체 이용 부담을 줄이고 양질의 대입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만들었다. 서울대를 비롯한 국내 모든 대학이 5월까지 등록될 것이라는 게 교육부 설명이다. 사이트는 대학별로 흩어져 있는 대학·학과·전형 정보와 진로 정보 등을 모아 놨다. 예컨대 간호학과를 지망한다면 먼저 진로정보 코너에서 전국 모든 대학의 간호학과를 검색한다. 간호학과 리스트를 확인한 뒤 해당 간호학과가 설치돼 있는 대학의 대학정보→학과정보→전형정보 순으로 검색하며 정보를 얻도록 설계했다.
이 사이트의 핵심 기능은 ‘학습진단’ 코너에 있다. 회원 가입 후 학교생활기록부, 대학수학능력시험, 모의고사 성적 등을 입력하면 합격 가능 여부를 예상할 수 있다. 수능 위주인 정시모집을 보면 해당 학과의 전년도 백분위, 등급 등 입시결과가 제공된다. 수험생은 자신의 모의고사 점수를 지원 학과의 전년도 입시결과와 비교할 수 있다. 또한 수험생의 최근 모의고사 점수를 대학이나 학과가 적용하고 있는 점수 반영방식을 반영해 수험생의 예상 점수까지 산출해 준다. 다만 구체적인 합격 여부를 알려주는 게 아니라 수험생의 예상점수와 비슷한 점수대를 알려주는 방식이다. 대학별로 하위 70%, 80%, 90% 점수 가운데 하나를 골라 제공한다. 대학들이 커트라인을 알려주진 않는다. 대학서열이 드러나 대학들이 정보 공개를 꺼리는 점을 고려했다.
◇입시업체 의존도 줄어들까=교육부는 이 사이트에서 기초 정보를 파악한 뒤 담임교사 등에게 진학 상담을 받도록 권유했다. 부족하다면 대교협에서 운영하는 대입상담교사단 350여명으로부터 더욱 전문적인 상담을 온라인과 전화로 받을 수도 있다. 수험생이 어느 정도 기초 정보를 파악한 뒤 상담을 받는다면 심도 있는 상담이 가능해진다. 교육부 관계자는 “사교육기관에 의존하지 않고 대입을 충분히 준비할 수 있다”며 “지리적·경제적 여건으로 인한 정보 불균형도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입시업체 의존도가 실제로 줄어들지는 회의적인 반응이 많다. 수능 위주인 정시모집에서는 이 사이트가 어느 정도 효과를 발휘할 수 있다. 하지만 논술·면접 등 정성적인 요소가 강조되는 수시에서는 예측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모집 비율이 7대 3 정도로 수시가 정시보다 훨씬 많이 뽑는다. 입시업체들이 대학들이 공개한 정보를 토대로 자신들의 데이터베이스를 업그레이드할 것으로 예상돼 오히려 ‘날개’를 달아줄 것이란 우려도 있다.
이도경 기자 yido@kmib.co.kr
고액 입시 컨설팅 의존도 낮아질까… 교육부·대교협 대입정보포털 ‘어디가’ 3월 25일 개통
입력 2016-03-24 20:4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