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세기 도굴꾼들이 윌리엄 셰익스피어(1564∼1616)의 두개골을 훔쳤다는 소문은 사실일 가능성이 커졌다. 실제로 셰익스피어 무덤에는 그의 두개골이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23일 “영국 중부 스프랫퍼드 어폰 에이번의 성 트리니티 교회에 있는 셰익스피어 무덤을 레이더 스캔(Radar Scan·파지 않고 땅속을 볼 수 있는 기술) 방식으로 들여다본 결과 두개골이 있을 자리에 해골로 보이는 물체라곤 전혀 없었다”고 보도했다. 대신 두개골이 있어야 할 자리는 뭔가 파내고 다른 걸 채운 듯한 모습이었다. 이번 조사는 올해 셰익스피어 서거 400주년을 기념해 영국 방송사 채널4가 실시했다.
조사에 참여한 고고학자 케빈 콜스는 “1879년 발간된 영국 잡지 ‘아고시(Argosy)’는 셰익스피어 두개골이 1794년 도굴됐다고 보도했다”면서 “그 얘기에 신빙성이 커졌다”고 말했다. 콜스에 따르면 18세기 영국에서는 호기심에 유명인사의 두개골을 분석하려는 사람들과 두개골을 자랑삼아 보관하는 트로피 사냥꾼에 의한 도굴이 횡행했다.
다만 교회 측은 이번 조사에도 불구하고 “두개골이 없다고 확신하기는 아직 이르다”는 입장을 발표했다.
임세정 기자
[월드 화제] 대문호의 두개골 누가 탐냈을까?
입력 2016-03-24 21: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