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뤼셀 테러 주범 라크라위, 공항서 자폭한 듯

입력 2016-03-24 21:39

프랑스와 벨기에가 지난해 11월 파리 테러와 지난 22일 브뤼셀 테러의 주범으로 지목해 검거작전을 벌인 나짐 라크라위(24·사진)는 이미 사망했다. 폭탄제조 전문가이자 유럽 내 이슬람국가(IS) 네트워크의 핵심 인물인 그가 사망해 두 테러의 기획 및 실행과정의 전말을 파악하기가 쉽지 않을 전망이다.

미국 워싱턴포스트와 프랑스 르몽드는 23일(현지시간) 벨기에 당국자를 인용해 라크라위가 브뤼셀 자벤템 국제공항 테러 때 자살폭탄을 터뜨린 범인 2명 중 1명이라고 보도했다. 공항 CCTV에 찍힌 그의 얼굴은 기존에 알려진 그의 사진과 흡사했다.

모로코계 벨기에 국적자인 라크라위는 브뤼셀의 무슬림 집단거주지 몰렌베이크 인근 스하르베이크에서 태어났다. 고교 때 전기공학을 공부해 기폭장치 제조에 능숙하다. 고교 졸업 뒤 극단주의 무슬림들과 어울리다 과격화됐고, 2013년에는 직접 시리아로 넘어가 테러훈련을 받았다. 이후 IS에 포섭돼 테러범의 길을 걷게 됐다.

그는 파리 테러를 2개월 앞둔 지난해 9월 헝가리에서 파리 테러 공범인 살라 압데슬람(지난 18일 검거)과 벨기에로 귀국했다. 이후 브뤼셀에 머물며 테러에 쓸 폭탄을 만들었다.

라크라위는 파리 테러 때 사용된 폭탄에서 지문이 채취되면서 존재가 드러났다. 이후 수사 당국이 브뤼셀의 아파트 2곳을 수색했을 때도 라크라위의 지문이 나왔다. 경찰은 브뤼셀 테러 이후 습격한 한 아파트에서 라크라위의 ‘폭약공장’ 현장을 찾아냈다.

그는 가족과 3년째 연락을 끊고 지내왔다고 영국 일간 익스프레스가 전했다. 동생 무라드 라크라위(21)는 벨기에 태권도 국가대표 선수로 지난해 서울에서 열린 대회에서 은메달을 땄다.

손병호 기자 bhso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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