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 하나 됨 재확인… 성숙으로 나아갈 기회”

입력 2016-03-24 18:48
김정석 광림교회 목사가 23일 서울 강남구 교회 당회장실에서 ‘2016 한국교회 부활절연합예배’의 의미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강민석 선임기자

‘2016 한국교회 부활절연합예배’가 27일 서울 강남구 광림교회(김정석 목사)에서 열린다. 이번 부활절연합예배는 준비과정에서부터 ‘한국교회가 하나 됨으로 맞이하는 부활절’ ‘교회 밖이 아닌 교회 안으로 들어온 부활절 예배’로 교계 안팎에서 큰 관심을 모으고 있다. 국민일보는 23일 광림교회에서 김정석 목사를 만나 부활절연합예배의 의미와 준비 상황에 대해 들어봤다. 김 목사는 ‘한국교회의 연합’ ‘교회와 성도들의 성숙’을 강조했다.

<대담= 전정희 종교국 부국장>

-27일 광림교회에서 부활절연합예배가 열린다. 지난해와 달리 교회 안에서 예배가 진행되는 것에 대해 관심이 많은데.

“하나님의 몸 된 공간인 교회에서 한국교회 지체들이 모여 예배드리는 것은 분명 신학·성서적으로 의미 있는 일이다. 예배 가운데 성도들이 하나님 안에서 하나의 지체라는 것을 재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 예배 속에서 부활의 참된 의미를 깨닫고, 나아가 그 깨달음을 교회 밖 사람들에게 전한다면 교회에서 부활절예배를 드리는 것은 더욱 상징적인 일이 될 것이다.”

-한국교회가 제 모습을 보이지 못해 지탄받는 상황이다. 대형교회와 경제논리를 엮어 비판하는 목소리도 있다. 서울 강남의 한복판에 위치한 교회에서 드려지는 예배가 갖는 의미는 무엇인가.

“아시다시피 고급주택가와 아파트촌, 가로수길 로데오거리 명품거리로 이어지는 경제 클러스터 등 ‘강남의 상징’이라 불리는 지정학적 위치에 광림교회가 자리하고 있다. 하지만 예배가 드려지는 공간적 의미보다는 광림교회가 ‘한국교회의 하나 됨’을 위한 단초를 제공했다는 점이 더욱 의미 있다고 생각한다. 한국교회가 130여년 동안 헌신해온 역사를 바르게 평가받지 못하고 몇몇 사건들로 인해 매도됐던 게 사실이다. 교회가 연합하지 못하기 때문에 대응도 요원했다. 그 배경은 ‘성숙함의 부재’라고 본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교회의 하나 됨’을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의 시간에 교회 안에서 전할 수 있다는 것은 하나님께서 기뻐하실 일이라고 생각한다.”

-‘성숙함 부재’의 원인은 무엇이라고 보는가.

“‘성장’이 ‘성숙’으로 전환되지 못했기 때문이다. 성장은 이기적인 개념이라 나눔이 없다. 성숙에 이르러야만 섬김과 나눔이 있다. 영적인 에너지가 없는 섬김과 나눔은 지속될 수 없다. 말씀을 통한 영적 성숙이 동반돼야만 섬김과 나눔이 지속성을 띨 수 있다. 그것이 모여질 때 다른 사람에게 선한 영향력을 미칠 수 있다. 교회도 마찬가지다. 선교 지향적인 교회치고 약해지는 곳은 없다. 교회가 교회를 세우지 않으면 한국교회의 미래는 없다. 광림교회의 등록교인은 9만5000명이지만 출석교인은 3만명 정도다. 이 시대의 교회는 점점 비어간다. 그럼에도 큰 교회일수록 나누고 떼어내야 한다. 그런다고 교회가 없어지고 왜소해지는 게 아니다. 더 견고해지고 채울 수 있는 또 하나의 모멘텀을 발견하게 된다. 떼어 받은 교회는 훈련하고 성장하며 성숙을 향해 나아간다. 광림교회가 성도들을 떼어 교회를 인큐베이팅(배양)하고, 성장 가능성이 있는 중소도시의 개척교회를 지원하는 사역을 멈출 수 없는 이유다.”

-부활절연합예배를 위한 준비 상황은 어떤가.

“8000여명의 성도들이 함께 예배드릴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 지난 22일에는 한국교회 부활절연합예배 준비위와 공동으로 리허설도 가졌다. 주차공간 확보, 예배장소 안내, 현장진행 등을 꼼꼼하게 살폈다. 예배 당일 하나의 교회 공동체로서 성도들이 겪게 되는 불편함이 분명 따를 것이다. 하지만 하나님이 기뻐하실 일에 동참한다는 마음에는 목회자나 평신도 모두 다름이 없다. 그 마음으로 준비하고 있다.”

-부활절을 앞두고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있다면.

“이번 부활절연합예배의 주제는 ‘부활의 생명을 온누리에’다. 성도들이 부활의 놀라운 은혜를 자기 혼자 간직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내가 부활의 은총을 경험하고 다른 사람과 나누는 것, 그것이 곧 부활의 의미가 온 세상에 퍼지는 것이다. 내가 한때 절망했다가 말씀으로 삶을 변화시킨 경험이 있다면 그 용기를 다른 사람에게 전함으로써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어렵게 생각하지 말고 내가 맡은 자리, 내가 처한 상황에서부터 시작하면 된다.”

정리=최기영 기자 ky710@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