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 사회적 역할-급속한 고령화 대응 선교 어떻게] “노인끼리 돕는 老·老케어 구축”

입력 2016-03-24 20:58 수정 2016-03-24 21:07
빠르게 진행 중인 고령화에 대비해 한국교회는 실질적 노년목회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사진은 지난해 10월 서울 구로구 고척교회에서 열린 ‘행복 100세, 노인학교연합 어르신 큰 잔치’에 참석한 노인들이 즐거워하고 있는 모습. 국민일보DB

통계청이 23일 발표한 ‘2015 한국의 사회지표’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고령화는 예상보다 더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내년이면 노인 인구 비중(14.0%)이 유소년 인구 비중(13.4%)을 앞지르고, 2060년에는 전체 국민 10명 중 4명이 65세 이상 노인이 될 전망이다. 고령화는 피해갈 수 없는 파도라는 경고가 다시금 확인된 셈이다.

기독 학자들과 교계 전문가들은 한국교회가 단순히 노인들을 돌보는 사역에서 벗어나 실질적 노년목회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배재대 손의성(복지신학과) 교수는 노년세대가 주체적으로 교회 사역에 참여토록 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는 “은퇴를 앞두고 있는 베이비붐 세대는 특히 교육 수준이 높다”며 “교회는 그들의 역량 강화에 사역의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손 교수는 “평생교육을 목표로 노인 대상 신앙교육 프로그램을 만들어 인력을 양성하고 그들이 또 다른 노인을 돌보게 하는 이른바 ‘노-노 케어’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교회의 구역과 속회, 셀 등 조직을 복지사각지대를 돌보는 조직으로 전환하고 노인 사역위원회를 구성하는 것도 필요하다. 그는 “목회자와 노인전문가, 평신도를 포함해 6∼15명 규모로 사역위원회를 구성하고, 교회와 지역 노인들의 관심사와 그들이 사용할 수 있는 재능 등 정보를 수집해 이를 기반으로 ‘교육’ ‘자원봉사’ 등 프로그램을 만들어 운영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성결대 이은성(신학부) 교수는 웰다잉(존엄한 죽음)을 위한 ‘죽음준비교육’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이 교수는 “노년기는 인생에 대한 재평가와 죽음을 준비하는 시기”라며 “교회는 노인들의 웰다잉을 위한 전문인력을 구축하고 교재를 마련해야 한다”고 요청했다. 그는 “전담 사역팀을 구성해 죽음을 앞둔 노인이 임종할 때까지 구원을 확신케 해야 하며 죽음뿐 아니라 생의 전반적인 과정을 하나님의 말씀을 기반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전담 사역팀을 구성해 죽음을 앞둔 노인이 임종할 때까지 구원을 확신케 해야 하며 죽음뿐 아니라 생의 전반적인 과정을 하나님의 말씀을 기반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고 조언했다.

노년세대와 다음세대의 상호 교류도 방안으로 제시됐다. 장로회신학대 박상진(기독교교육과) 교수는 “노인들은 지혜와 경험, 전문성이 있고 시간도 있기 때문에 노년세대가 다음세대의 멘토 역할을 감당하면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성경에 보면 디모데가 그 외조모 로이스와 어머니 유니게의 교육을 받아 신앙의 대를 이은 것처럼 신앙은 세대 간 교육을 통해 내리 형성되는 것이 가장 자연스럽다”며 “교회는 전 세대가 참여하는 통합예배, 세대 간 협력교육의 프로그램을 개발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사야 기자 Isaia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