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향 상주 작곡가 진은숙 “‘아르스 노바’ 통해 아시아 현대음악 주도하게 돼 뿌듯”

입력 2016-03-24 19:59
서울시향 상주작곡가 진은숙이 24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서울시향 연습실에서 열린‘아르스 노바’ 10주년 기자간담회에서 소회를 밝히고 있다. 서울시향 제공

서울시향의 현대음악 시리즈 ‘아르스 노바’가 올해 10주년을 맞았다. 상주 작곡가 진은숙이 이끄는 아르스 노바는 연간 네 차례의 공연과 마스터클래스 등을 통해 현대음악 불모지인 한국 클래식계를 자극하는 기폭제 역할을 해왔다.

그동안 한국 초연작만 175곡이 연주됐으며 한국의 젊은 작곡가에게 위촉한 작품들은 잇따라 해외에서도 연주되고 있다. 지난해부터는 아르스 노바의 관현악 프로그램이 대만 국립 오케스트라에 고스란히 수출되는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마스터클래스에는 국내는 물론 해외 젊은 작곡가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이와 관련, 미국 신문 LA타임스나 독일 음악잡지 ‘노이에 무직 차이퉁’ 등 해외 언론에서는 아르스 노바를 세계 오케스트라의 롤 모델로 소개하기도 했다.

진은숙은 24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서울시향 연습실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지난 10년간 작곡가로서 거둔 성공보다 아르스 노바를 통해 얻은 기쁨이 훨씬 크다”면서 “아르스 노바를 통해 서울시향이 아시아의 현대음악을 주도하고, 세계에서도 주목받는 오케스트라가 됐다는 점에서 자부심을 느낀다”고 밝혔다. 이어 “10년 전 처음 시작할 때 힘들어하던 단원들이 이제는 어떤 악보를 받아도 거뜬히 해내고 있다. 덕분에 서울시향의 연주 레퍼토리 역시 스펙트럼이 매우 넓어졌다”면서 “지난 10년 서울시향의 강력한 의지를 토대로 지켜온 아르스 노바가 앞으로도 꿋꿋하게 현대음악의 전파자 역할을 하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올해 아르스 노바 I·II는 오는 30일 세종체임버홀과 4월 5일 LG아트센터에서 두 차례 이어진다. 프랑스 보르도 아키텐 국립 오케스트라의 음악감독을 지낸 떠오르는 지휘자 크와메 라이언이 지휘를 맡고, 세계무대에서 주목받는 한국계 독일인 첼리스트 이상 엔더스가 협연한다.

한편 그는 기자간담회 말미에 박현정 전 대표의 직원 성희롱·폭언 논란에서 시작돼 정명훈 전 예술감독의 사퇴로 이어진 서울시향 사태에 대해 입장을 밝혔다. 그는 “정 전 감독은 국제사회에서 한국 음악계를 대표하는 얼굴 같은 분이다. 그동안 돈으로 계산할 수 없는 중요한 역할을 해 왔다. 그런 분이 정당하지 못한 대우를 받는 것을 보면서 큰 충격을 받았다”고 말했다.

장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