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 연료인 수소와 천연가스를 섞어 쓰는 자동차엔진이 세계 최초로 우리나라에서 개발됐다. 이산화탄소 등 유해 배기물질을 현재 ‘유로6’ 배기규제의 3분의 1 수준으로 낮춰 2020년부터 적용되는 ‘유로7’ 기준에도 맞출 수 있다는 설명이다.
한국기계연구원 그린동력연구실 김창기 박사팀은 ‘유로6’ 이후 배기물질 규제 기준을 만족시킬 수 있는 ‘수소-천연가스 혼합연료(HCNG) 엔진’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고 24일 밝혔다. HCNG는 수소 30%, 천연가스 70%를 섞어 만든 연료다.
연구팀은 엔진에서 연소하고 배출되는 가스를 다시 연소실로 재순환시켜 연소 온도와 산소 농도를 제어하는 배출가스 재순환장치(EGR) 기술을 최적화했다. 내구성과 연비도 개선됐다. 연료 충전 인프라를 미리 구축하면 3년 안에 실용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김 박사는 “개발된 HCNG 엔진은 기존 천연가스 시내버스에 비해 이산화탄소는 18% 더 적게 배출하고 연비 성능은 8% 향상됐다”고 말했다.
미국 독일 등 선진국들도 HCNG가 효과적인 친환경 연료라고 보고 2000년대부터 적극 개발에 나섰다. 하지만 ‘유로6’ 기준을 만족시키는 엔진을 개발하지 못했다. 우리나라는 버스 등 대형차의 배기 규제에 ‘유로6’ 기준을 적용하고 있다. 김 박사는 “HCNG 엔진은 기존 천연가스 엔진과 호환이 가능해 천연가스 버스를 HCNG 버스로 쉽게 변경해 쓸 수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울산과 인천에서 이 엔진을 장착한 시내버스 2대가 시험운행 중이다. 한국가스공사와 가스안전공사가 컨소시엄을 구성해 천연가스, 수소, HCNG 복합 충전소 구축과 규정을 마련하고 있다.
민태원 기자 twmin@kmib.co.kr
수소·천연가스 연료 車엔진 세계 첫 개발
입력 2016-03-24 21: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