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의 후예’ 대박에 모처럼 웃는 수출입은행

입력 2016-03-24 21:17
“태후(태양의 후예)마저 없었더라면.”

2014년 모뉴엘에 대한 부실대출, 지난해 성동조선해양·대우조선해양에 대한 부실 책임으로 시름에 잠겼던 수출입은행(수은)이 드라마 ‘태양의 후예’로 모처럼 웃고 있다. 수은이 지난해 30억원의 대출을 통해 지원한 제작사 ‘NEW’의 태후가 대박을 치면서 이미지 쇄신과 직원 사기진작을 가져오고 있기 때문이다.

수은은 지난해 초 서비스산업금융부를 확대 개편하며 문화콘텐츠산업에 대한 금융 지원을 강화해 왔다. ‘NEW’는 부서 확대개편 이후 첫 번째 지원 대상이다.

서비스산업금융부는 우선 방송 전문가 등 인력 네트워크를 동원, 대상을 물색해 왔다. 은행의 성격에 맞게 해외 진출용 작품을 만드는 중견 제작사를 지원 우선순위에 올려놨다. 이때 영화 ‘변호인들’ ‘7번방의 선물’ 등 히트작을 양산한 ‘NEW’가 ‘태후’를 제작한다는 소식을 들었다. ‘태후’는 한류배우(송중기·송혜교), 한류작가(김은숙), 한·중 동시 방영이라는 인기 요소를 두루 갖췄다. 결국 수은은 ‘NEW’에 저리로 30억원을 대출해줬고 이를 종잣돈 삼은 태후는 흥행대박이라는 열매를 맺었다. 수은은 또 이달 초 NEW와 중국 엔터테인먼트그룹 화책미디어의 합자법인인 ‘화책합신’에 대한 지분출자를 하는데 대출을 지원하는 등 NEW의 해외 진출을 적극 밀어주고 있다.

태후는 박근혜 대통령마저 언급할 정도로 사회적 신드롬을 낳고 있다. 자연스럽게 직원들은 고무됐다. 서비스산업금융부의 선견지명에 대해 사내외 칭찬이 자자하다는 얘기도 나온다. 수은 서수진 서비스산업3팀장은 “이번 성공 사례를 계기로 해외 우수 문화 콘텐츠를 만드는 기업 육성·지원에 적극 나서겠다”고 말했다.고세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