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윤상현 탈당에 발칵… “수도권 망했다” 격분

입력 2016-03-23 21:56 수정 2016-03-24 00:52
4·13총선 공천에서 배제된 류성걸 새누리당 의원이 23일 서울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한구 공천관리위원장이 공천이 아닌 사천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유승민 의원과 가까운 류 의원은 동반 탈당을 선언했다. 뉴시스

“수도권 선거는 망했다.”

막말·욕설 파문으로 새누리당에서 공천배제(컷오프)된 윤상현 의원의 무소속 출마 소식에 수도권 의원들은 가슴을 쳤다. 당 지도부의 ‘유승민 내치기’로 떨어져 나간 민심을 수습하는 것도 벅찬데 결국 윤 의원 출마라는 핵폭탄이 떨어졌다는 분위기다. 수도권 의원들이 느끼는 위기감은 비수도권과는 차원이 달랐다.

◇비박 공천학살에 이은 尹 무소속행, 수도권 민심 흔들=윤 의원은 23일 오전 새누리당 인천시당에 탈당신고서를 제출했다. 현직 시의원과 구의원을 포함해 지지자 3500여명이 함께 탈당했다. 윤 의원은 후보자 등록이 시작되는 24일 무소속 출마를 공식 선언할 예정이다. 그러나 지역에선 이미 그가 무소속 명함을 돌리고 있다는 소문이 돌았다.

이번 선거에 달린 253석 중 절반에 달하는 122석(48.2%)이 서울 인천 경기에 몰려 있다. 수도권 민심은 특정 정당 지지세가 뚜렷하지 않고 이슈에 민감하게 반응해 선거 막판까지 판세를 가늠하기 어렵다. 서울 지역 한 의원은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자체적으로 여론조사를 해보니 유승민 공천 파문 이후 지지율이 10% 포인트 넘게 떨어졌다”며 “야당 후보에 20% 이상 앞서던 것도 야권 단일화를 전제로 하면 오차범위 내 접전으로 좁혀졌다”고 했다. 그러면서 “수도권 선거를 어떻게 치르겠다는 건지 한숨밖에 안 나온다”고 했다. 정두언 (서울 서대문을) 의원도 CBS라디오에 출연해 “새누리당 지지자 중에서도 투표하지 않겠다는 사람이 도처에 있다”며 “지지자들이 투표를 안 하면 선거를 어떻게 치르겠나”라고 했다. 정 의원은 “19대 선거 때 서울에서 (48석 중) 16석을 얻었는데 지난번보다 더 얻기 힘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른 의원은 “당에 기댈 생각은 애초부터 안 했다”며 “개인기로 돌파하는 수밖에 없다”고 했다.

◇현실화된 多與 구도, ‘줄탈당’으로 과반 붕괴=공천 시작 전 157석이던 새누리당 의석수는 146석으로 줄었다. 컷오프된 김태환 조해진 권은희 안상수 진영 강길부 의원 등 6명이 탈당했고 이날 윤 의원과 유승민 이재오 주호영 류성걸 의원 등 5명이 추가로 탈당 해 과반이 무너졌다.

유 의원과 가까운 류 의원은 국회 기자회견에서 “현재로선 개별 의원들이 처해 있는 상황에서 최선을 다하는 것이고, 결과적으로는 나중에 모임이든 연대든 될 수 있다는 생각도 한다”고 했다.

이런 상황이어서 여권 분열이 선거전의 주요 변수로 떠올랐다. 지난달 국민의당 창당 때만 해도 ‘일여다야(一與多野)’ 구도에서 어부지리를 기대하는 분위기가 있었지만 그런 바람은 사라진 지 오래다. 특히 수도권에서 국민의당 지지세가 저조해 야권 분열이라고 볼 수도 없는 상황이다.

권지혜 기자 jhk@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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