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이해찬 의원 지역구인 세종시에 문흥수 변호사를 후보로 냈다. 공천에서 탈락한 뒤 무소속 출마를 선언한 이 의원에게 맞불을 놓은 것이다. 더민주는 정의당 심상정 대표와 정진후 원내대표가 출마한 지역구에도 후보를 공천해 두 당의 야권연대가 사실상 어렵게 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더민주 김성수 대변인은 23일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4개 지역의 전략공천 대상을 발표했다. 세종시에는 문 변호사가 후보로 확정됐으며 대구 북갑 선거구에는 이현주 지역위원장이 공천됐다. 경기 고양갑에는 박준 지역위원장이, 경기 안양동안을에는 이정국 지역위원장이 각각 총선 후보로 결정됐다.
세종시는 이 의원이 단지 친노(친노무현) 수장이란 이유로 공천에서 탈락해 무소속 출마를 선언한 만큼 공천 결과에 이목이 집중됐다. 당초 더민주에서는 당대표까지 역임한 이 의원 예우 차원에서후보를 내지 않겠다는 얘기도 나왔다. 그러나 ‘겉핥기식 물갈이’란 비판이 제기될 가능성이 커지자 결국 후보를 확정했다. 세종시에 출마한 문 변호사는 서울중앙지방법원 부장판사 출신으로 사법개혁과 관련해 많은 목소리를 낸 것으로 알려졌다.
전략공천 결과에 따르면 더민주와 정의당 간 야권연대는 사실상 힘들게 됐다. 더민주가 정의당 심 대표와 정 원내대표 지역구인 고양갑과 안양동안을에 모두 후보를 내 경쟁이 불가피해졌기 때문이다. 김 대변인은 “(연대의) 문을 닫았다기보다는 논의가 진전이 안 돼서 후보를 낸 것”이라며 “지역별 연대는 해나가는 것”이라고 했다. 개별 후보자 간에 연대한다면 받아들이겠지만 당 대 당 차원은 실질적으로 힘들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정의당은 즉각 반발했다. 천호선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은 논평에서 “(더민주가) 가장 모욕적인 방식으로, 일방적으로 야권연대를 파기했다”며 “가능한 한 모든 예비후보가 본선에 등록하고 완주할 것”이라고 했다.
다만 두 당의 인천시당은 지역 차원의 후보 단일화에 합의했다. 합의문에 따르면 인천 남을 선거구는 정의당 후보로 단일화하되 부평을, 연수을, 중동강화옹진 선거구는 경선으로 단일 후보를 정하기로 했다. 이외 선거구는 더민주에서 후보를 내기로 했다.
고승혁 기자 marquez@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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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민주 결국… 이해찬 지역구에 ‘맞불’
입력 2016-03-23 2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