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엔 뭐 하세요?’(가나북스)를 펴낸 정재준(64) 장로는 사람을 낚는 탁월한 어부다. 경기도 안산시 상록구 안산동산교회(김인중 목사) 시무장로로 한번 전도할 때마다 온 가족을 전도한다. 7년간 정 장로는 이혼 위기 직전의 부부 등 200여 가정을 예수님의 품에 안겨드렸다.
전남 영광에서 태어난 정 장로는 12세 때 부친이 갑자기 별세하는 바람에 소년가장이 됐다. 고학으로 중·고등학교 검정고시에 합격하고 독학으로 법무사 자격을 취득하는 등 드라마틱한 삶을 살았다. 대대로 내려오는 불교신자 집안이었지만 35세에 크리스천 아내를 만나 회심을 한 저자는 글로벌 NGO ㈔굿파트너스 상임대표직을 맡는 등 바쁜 나날을 보내면서도 온 가족 초청전도(관계전도)에 열심이다.
정 장로가 “일요일엔 뭐 하세요?”라는 질문으로 시작하는 관계전도방식은 전도에 대한 두려움에서 벗어나 상대와 자연스럽게 대화를 이끌어갈 수 있게 한다. 한 사람도 전도하지 못하다가 1년간 백수십 명을 전도한 황금질문법, 예수님의 전도방법에서 힌트를 얻은 황금대화법, 전도를 위한 메모의 기술 등이 본 책과 부록 ‘실전 편’ ‘VIP수첩’에 총망라 돼있다.
지난 22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공원에서 만난 정 장로는 활짝 웃으며 자신이 터득한 전도비결을 소개했다. “사람들은 ‘쉬는 날에 뭐 하느냐’고 물으면 자신의 모든 것을 털어놓지 않을 수 없지요. 이 한 번의 질문으로 상대방의 라이프스타일까지 알 수 있습니다. 분명한 것은 이 말이 터져 나오는 순간, 전도에 대한 두려움이 해결되면서 자연스런 대화가 이어지게 됩니다.”
저자는 자신이 개발한 황금전도법(29쪽) 매뉴얼에 따라 질문을 하면서 아주 특별한 녹색 수첩에 기록한다. 다음 단계는 기록한 자녀들의 이름을 부르며 대화를 나누고 자녀를 위한 책을 보낸다. 이런 과정을 통해 지속적인 나눔을 실천하자 마침내 그들은 나의 진실함을 보고 내가 믿는 하나님을 자기들도 믿어 보겠노라고 고백하게 된다는 것이다.
“인간의 삶은 관계로 엮어집니다. 사람이 보화지요. 하나님과의 관계 속에서 자기 자신이 천하보다 귀한 보물임을 깨닫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렇게 되면 자신이 복음을 전해야할 상대방도 똑 같이 하나님의 보화임을 알게 되기 때문이지요. 그런 시각에서 바라보면 건물 경비원이나 지점장이나 판사도 똑 같이 귀한 분이됩니다.”
저자가 전도한 가정 중 30%는 안산지역 외에 거주하는 사람이다. 전도의 열매를 맛보면서 정 장로는 인관 관계 속에서 황금을 찾기 위해 오늘도 그물을 던진다. 그의 수첩에는 좀 전에 만난 사람 자녀의 출산일 등 알록달록한 깨알 같은 글씨가 씌어있다.
정 장로는 올해부터 전도의 지경을 해외로 넓히고 있다. 서남아시아 해상도시 콜롬보(스리랑카)에 선교의 모판을 만들고 있다. 현지 청년들에게 희망과 교회의 자립을 열어주는 희망 센터(홉센터)를 짓는 선교의 모판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정 장로는 “전도라는 말을 뒤 집으며 도전이 된다”면서 “오늘날 한국 교회가 계속 하강 곡선을 그리고 있는 것은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고 꼬집었다. 대안은 무엇인가? 저자는 모든 성도 가정이 1년에 한 가정을 책임지기를 제안했다. “익숙한 것으로 시작해야 합니다. 전도역시 하면서 배우는 과정입니다(learning by doing). 자기가 현재 하고 있는 자리에서 지극히 작은 것으로 시작하면 됩니다. 성령님과 가족들과 하루 시작을 해피굿모닝인사로 열어 보십시오.”
정 장로는 따듯한 말 한마디, 친절한 언어, 감동의 미소가 전도의 시작점이 된다고 강조한다. 주님을 따라가면 주님께서 전도자로 만들어 주신다는 것이다. 중요한 것은 그 길에는 주님이 반드시 황금표지판을 세워 놓으셨기 때문이라고 했다. 안산으로 돌아가기 전 정 장로는 호탕하게 웃으면서 이렇게 말했다. “시작이 절반입니다. 이렇게 질문을 던지세요. 선생님, 일요일엔 뭐 하세요.”
글·사진=윤중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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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와의 만남-‘일요일엔 뭐 하세요?’ 정재준 장로] ‘전도’ 말 뒤집으면 ‘도전’ 당장 시작하세요
입력 2016-03-24 18:15 수정 2016-03-29 20: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