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당 비례대표 후보 발표, 3번 박주현·5번 박선숙 당선권… 安-千 ‘나눠먹기’

입력 2016-03-23 21:13 수정 2016-03-24 01:09
국민의당은 23일 신용현 한국표준과학연구원장과 오세정 서울대 물리천문학부 교수를 비례대표 1, 2번에 배치하는 내용의 4·13총선 비례대표 후보자 명단을 발표했다. 과학기술계 인사 2명을 최상위 순번에 배치해 “미래 먹거리를 준비하는 당”이라는 점을 강조하려는 것이다. 그러나 안철수 천정배 공동대표가 당선 안정권에 각자의 측근을 배치하는 등 ‘나눠먹기’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천근아 비례대표후보자추천위원장은 서울 마포당사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추천위는 과학기술 혁명에 조응해 미래 먹거리를 준비할 수 있는 준비된 수권 정당의 주역이 될 분을 우선 추천하고자 했다”고 밝혔다. 이어 “(1번에 배정된) 신 원장은 국민과 함께하는 국민연구소라는 슬로건으로 한국표준과학연구원을 이끌어 왔다. 30년 이상 한 우물을 판 과학기술 표준 역사의 산증인”이라고 말했다. 또 “2번인 오 교수는 학계에서 존경받는 인물로 상향식으로 서울대 총장 후보로 선출됐던 한국 기초과학계의 수장으로 불리는 분”이라고 소개했다.

하지만 3번 이후로는 안·천 대표의 측근이 포진됐다. 천 대표 측 박주현 최고위원은 3번을 받았고 안 대표 측근인 박선숙 총괄본부장은 5번에 배치됐다. 안 대표와 가까운 이상돈 공동선대위원장과 채이배 공정경제 태스크포스 팀장이 각각 비례대표 4번, 6번에 배치됐다. 천 위원장은 “당선 가능권을 6번까지라고 생각하고 비례대표 순위를 정했다”고 했다.

7번에는 디자인벤처 창업가인 ‘브랜드 호텔’ 김수민 대표, 9번에는 안 대표 측 인사인 김삼화 변호사, 10번에는 김중로 예비역 육군 준장이 이름을 올렸다. 당초 당선 가능권에 배정될 것으로 알려졌던 4성 장군 출신의 이성출 안보특별위원장은 명단에서 빠졌다. 당 관계자는 “각 대표의 측근들을 넣고 보니 자리가 없었던 것”이라고 지적했다.

공관위원을 사퇴한 뒤 비례대표 후보로 등록해 당규 위반 논란이 일었던 이태규 전략홍보본부장과 임재훈 조직사무부총장은 결국 8번과 14번에 배치됐다. 김경록 대변인은 “최고위 논의 결과 공관위원은 당해 선거 비례대표 추천대상에서 제외한다는 당규 48조 2항을 삭제하기로 의결했다”고 밝혔다. 추천위는 이들을 최종 순위에서 제외시켰지만 최고위가 당규를 삭제하면서까지 이들을 비례대표 후보에 포함시킨 것이다. 한 당직자는 “결국 안 대표 최측근인 이태규를 살려주기 위한 결정 아니었겠느냐”고 했다.

한편 국민의당은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김한길 의원의 지역구인 서울 광진갑에 임동순 후보를 공천하는 등 추가 지역구 공천 결과도 발표했다. 안 대표 측 이수봉 후보와 신학용 의원 측 이도형 후보가 대립하던 인천 계양갑에서는 결국 이수봉 후보가 단수공천됐다.

경선 결과를 놓고 김승남(전남 고흥·보성·강진·장흥) 의원과 정용화(광주 서갑) 후보가 제기한 이의 신청은 기각됐다. 논란이 됐던 서울 관악을 지역은 안 대표 측 인사인 박왕규 후보, 천 대표 측 인사인 이행자 후보, 김희철 후보가 숙의배심원단 경선까지 진행한 끝에 이 후보가 공천장을 따냈다.

문동성 기자 theMoo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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