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성장·저금리로 연기금들의 자산운용 실적이 부진해지면서 수익률을 끌어올리기 위한 대체투자가 활발해지고 있다. 대체투자란 주식·채권 같은 전통적인 투자대상이 아닌 부동산, 사모펀드, 원자재, 항공기 등에 투자하는 방식이다. 그동안 사무용 빌딩(오피스) 일변도였던 수익형 부동산 투자 분야에서는 물류센터가 새 투자대상으로 떠오르고 있다.
NH투자증권 김은기 연구원은 23일 “금리 하락과 가격 거품 우려로 기관투자가들의 오피스 투자가 주춤한 가운데 물류센터에 대한 투자가 확대되고 있다”고 밝혔다. 기관의 관심이 큰 대상은 하차와 입차, 가공, 포장 등이 가능한 3만3000㎡(약 1만평) 이상의 대형 물류센터다. 싱가포르투자청은 향후 3년간 경기도 화성 동탄물류단지에 약 8000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동탄물류단지 면적은 잠실 올림픽주경기장의 8배를 넘는다.
물류센터 투자가 각광받는 이유로 김 연구원은 오피스 투자의 한계와 물류 수요 증가를 꼽았다. 안정적인 임대수입을 제공하던 오피스 투자가 최근 공실률 상승과 투자수익률 하락으로 한계에 직면했다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중국과의 자유무역협정(FTA)에 따른 수출입 물동량 증가와 온라인쇼핑 관련 택배시장의 성장으로 물류센터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는 추세다.
김 연구원에 따르면 서울시 오피스의 자본환원률은 4.6∼5%인데 물류센터는 6.5∼7%로 추정된다. 오피스 대비 수익률이 높지만 리스크도 충분히 감안해야 한다. 물류센터는 건설기간이 짧아 공급이 단기간 급증할 우려가 있고, 물류센터가 수도권 외곽에 위치할 경우 공실 리스크도 커진다.
천지우 기자 mogul@kmib.co.kr
기관 큰손들 대체투자 붐… 빌딩 지고 물류센터 뜬다
입력 2016-03-23 20: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