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난의 시작… 3월 25일은 ‘성 금요일’] 12제자와 유월절 지키며 최후의 만찬 함께 나눈 날

입력 2016-03-23 19:02 수정 2016-03-23 21:23
영화 ‘패션 오브 크라이스트’의 한 장면. 국민일보DB

24일 목요일은 ‘성 금요일’ 수난의 시작점이다. 기독교 전통에서 고난주간은 예수의 체포 이후 고난을 기록한 말씀을 묵상하며 침묵 기도와 금식 등 절제된 생활을 이어간다. 또 주님의 대속과 사랑을 묵상하며 삶에서 실천한다.

신약성경 4복음서에 따르면 이날 저녁 예수 그리스도는 12제자들과 유월절을 지키며 최후의 만찬을 나눴다. 예수는 제자들의 발을 씻기며 끝까지 사랑하는 본을 보여줬다. 예수는 겟세마네로 이동해 기도했다. 땀이 핏방울이 될 정도로 간절했다.

다음 날인 금요일 새벽, 예수는 산헤드린 공회로 이송돼 대제사장과 장로, 서기관 등 유대인들에게 심문을 받고 신성모독 혐의로 로마 총독 본디오 빌라도에게 넘겨졌다. 빌라도는 예수를 재판했으나 유죄 혐의를 찾지 못했다. 그러나 민란을 우려해 십자가형을 언도한다. 형 집행은 즉시 이루어졌다.

십자가형은 당시 가장 잔인했던 사형 방식이었다. 십자가 모양은 T자형. 사형수들은 가로기둥을 어깨에 메고 형장으로 향했다. 예수는 가시면류관을 쓴 채 무거운 형틀을 짊어졌다. 최후 만찬 이후 쉬지 못했다. 비틀거렸다. 채찍이 날아왔다. 채찍은 39개의 가죽가닥에 쇠구슬이나 예리한 뼛조각이 달려 있었다. 맞을 때마다 살이 찢겨졌다.

십자가에 달린 것은 이날 오전 9시쯤이다. 예수는 15㎝ 길이의 대못에 손과 발이 박힌 상태에서 ‘가상칠언(架上七言)’을 남겼다. “아버지 저들을 사하여 주옵소서 자기들이 하는 것을 알지 못함이니이다.(눅 23:34)” “오늘 네가 나와 함께 낙원에 있으리라.(눅 23:43)” “여자여 보소서 아들이니이다…보라 네 어머니라.(요 19:26∼27)” “엘리 엘리 라마 사박다니.(마 27:46)” “내가 목마르다.(요 19:28)” “다 이루었다.(요 19:30)” “아버지 내 영혼을 아버지 손에 부탁하나이다.(눅 23:46)” 오후 3시, 예수는 크게 소리를 지르고 영혼이 떠났다. 십자가 위에 오른 지 6시간 만이었다. 신상목 기자 smsh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