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격기계’ 김현수 몰아치기 가동됐다… 23타수 무안타→17타수 8안타

입력 2016-03-23 20:48
23타수 무안타. 지난해 말 메이저리그 볼티모어 오리올스 유니폼을 입은 김현수(28)의 올 시즌 시범경기 초반 기록이다. 한국에선 ‘타격기계’라 불리던 명성에 걸맞지 않는 초라한 성적이었다.

그랬던 그가 달라진 건 기다리던 안타를 때려낸 뒤였다. 24타석 만에 터진 그 안타로 마음의 짐을 던 김현수는 이후 특유의 정확도 높은 몰아치기를 선보이며 최근 경기에서 17타수 8안타, 타율은 4할7푼1리의 물오른 타격감을 내뿜고 있다. 시범경기 타율도 어느새 2할(40타수 8안타)로 끌어올렸다. 삼진은 6번밖에 안 당했다.

무엇보다도 자기 스윙을 되찾았다. 김현수는 부진이 길어지자 벅 쇼월터 감독과 함께 KBO리그 시절 영상을 돌려보며 문제점을 찾았다. 그가 찾은 결론은 “스윙이 커졌다”였다. 쇼월터 감독도 “장거리 타자들과 한 조에서 타격훈련을 하도록 한 게 문제였던 것 같다”며 “평소 습관과 달리 더 강한 타구를 날리려고 신경 쓰다 보니 스윙이 커졌다”고 분석했다.

싸늘하던 현지 언론들의 시선도 김현수 활약에 호의적으로 바뀌고 있다. 볼티모어 지역지 ‘볼티모어선’은 23일(한국시간) “김현수가 끔찍한 부진 후 살아났다”며 “김현수는 빠른 볼을 당겨 치지 않고 밀어서 안타를 만든다. 현재 페이스를 유지할 경우 상황은 나쁘지 않다”고 평가했다.

남은 것은 이제 장타다. 김현수가 기록한 8개의 안타 중 장타는 아직 없다. 하지만 타구에 힘이 붙고 있는 데다, 배트 중심에 맞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어 장타는 시간문제일 것으로 보인다. 다행히 김현수는 이날 타격감 조정 차원에서 출전한 마이너리그 연습경기에서 첫 장타를 때려내며 최근의 상승세를 이어갔다. 김현수는 총 6차례 타석에 들어서 안타 2개를 때려냈다. 마지막 타석에선 좌측 펜스 바로 앞에 떨어지는 3루타를 기록했다.

한편 박병호(31·미네소타 트윈스)는 2경기 연속 무안타의 침묵을 깨고 3타수 1안타 2타점(결승타 포함)으로 활약했다. 추신수(34·텍사스 레인저스)도 멀티히트로 3할대 타율에 복귀했고, 막내 최지만(25·LA 에인절스)도 2루타 포함 4타수 2안타로 제몫을 다했다.

황인호 기자 inhovato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