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공천관리위원회가 22일 내부적으로 ‘유승민 컷오프(공천배제)’를 사실상 결정해 놓고도 발표를 보류했다. 친박(친박근혜)계 주류로부터 ‘결단 압박’을 받고 있는 유승민 의원이 23일 무소속 출마를 선언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공관위는 여론 악화를 우려해 결단을 내리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한 논의를 이어가려던 최고위원회의도 취소됐다. 최고위는 23일 오전 회의에서 유 의원 문제를 의제로 올릴 예정이지만 진통이 예상된다. 이한구 공천관리위원장은 “논의를 많이 했지만 결론을 내지 못했다”고 했다.
당 지도부와 공관위가 ‘유승민 뇌관’을 서로 떠넘기는 모습이 반복된 것이다. 수도권 의원들을 중심으로 유 의원 공천배제는 중도층 표심 이탈에 기름을 끼얹는 것이라는 우려도 높아지고 있다.
친박 주류는 유 의원이 먼저 결단하라고 압박 수위를 높였다. 친박 핵심인 홍문종 의원은 한 라디오 방송에 나와 “유 의원한테 당당히 걸어 나가라고 결론을 내릴 수밖에 없다는 판결은 거의 나와 있는 것 같다”고 했다.
한편 공관위는 비례대표 후보 1번에 사물인터넷(IoT) 분야 전문가인 송희경(52·여) 전 KT 평창동계올림픽 지원사업단장을 배정했다. 비무장지대(DMZ) 수색작전 때 병사를 구하려다 두 다리를 잃은 이종명(56) 예비역 육군대령을 2번으로 선정하는 등 비례대표 후보 45명을 발표했다.
당 국민공천배심원단은 일부 비례대표 순번과 여성 비율 등을 문제 삼아 최고위에 재의 요구를 권고했다.
김경택 기자 ptyx@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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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유승민 역풍’에 뒤죽박죽
입력 2016-03-23 00: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