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공천관리위원회가 4·13총선 후보 등록 이틀 전인 22일까지도 총선 정국의 ‘뇌관’으로 떠오른 유승민 의원(대구 동을) 공천 문제에 관한 결론을 보류했다. 최고위원회의도 심야 회의를 취소하면서 유 의원 문제 논의 자체를 피했다.
공관위는 오전부터 비례대표 심사로 분주히 움직였다. 그러나 정치적 부담감이 눈덩이처럼 불어난 유 의원 공천 문제에 관해서는 기자들의 질문이 쏟아질 때마다 언급을 애써 피하는 모양새였다.
이한구 공관위원장은 서울 여의도당사에서 이에 관한 기자들의 질문에 침묵으로 일관했다. 이 위원장은 “당 정체성과 관련해 심하게 적합하지 않은 행동을 한 사람은 응분의 대가를 지불하게 해야 하지 않느냐”는 등 사실상 유 의원을 겨냥하는 발언을 이어왔지만 이날은 자제하는 모양새였다.
다른 공관위원들도 마찬가지였다. 김회선 의원은 “아직 구체적인 내용을 얘기할 단계는 아니다”며 즉답을 피했다. 박종희 제2사무부총장은 언론 인터뷰에서 “워낙 변수가 많아서 어떻게 될지 모르겠다”며 “오늘 안으로 결론을 내서 내일 발표하는 게 목표”라고 했다.
한 공관위원은 “유 의원에 대해서도 공관위가 결정을 하고 최고위 추인을 받는 것”이라면서도 유 의원 지역의 단수추천 결정이나 무공천 여부 등에는 입을 다물었다.
공관위는 오후에 일부 지역구와 비례대표 후보자에 대한 심사를 발표한 뒤 곧바로 해산했다. 총선 후보 등록일이 임박한 시점에서 유 의원 공천 문제의 민감성을 감안할 때 공관위가 저녁 회의 없이 해산한 것은 이례적이다. 유 의원 문제에 관한 공관위의 합의된 결론을 사실상 ‘포기’한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황 사무총장은 당사를 나서는 길에 만난 기자들에게 “(최고위에서) 공관위가 검토해서 보내주라 그랬기 때문에 (지금으로서는) 결론이 안 났다고 보고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유 의원 공천 문제 때문에 여당의 총선 일정도 미뤄졌다. 새누리당은 23일로 예정했던 선대위 발대식 및 공천자 대회를 28일로 연기했다.
이종선 기자 remember@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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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관위, 유승민 공천 심사 또 보류
입력 2016-03-22 22: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