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사퇴설’ 나오기까지… ‘셀프공천’ 반발→ 격노→ 당무거부→ 설득→ 일단락

입력 2016-03-22 22:26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가 22일 오후 국회 당대표실에서 비대위 전체회의를 마친 뒤 국회를 나서고 있다. 오른쪽 사진은 문재인 전 대표가 이날 오전 김 대표의 사퇴 의사 철회를 설득하기 위해 서울 종로구 김 대표 자택을 방문한 뒤 집을 나서는 모습. 이동희 구성찬 기자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의 ‘셀프 공천’ 논란으로 촉발된 더불어민주당 당내 갈등은 22일 김 대표 사퇴설까지 흘러나오며 극한으로 치달았다.

사태의 발단은 20일 오전 비대위 회의였다. 비대위는 김 대표를 2번에 배치하는 내용이 담긴 비례대표 공천안을 발표했다. 하지만 김 대표가 남성 후보 최상위 순번인 ‘2번’을 배정받은 것에 불만이 터져 나왔고, 일부 후보자들에 대한 자질 시비까지 불거졌다. 비례대표 순번 결정 권한을 가진 중앙운영위원회는 결국 파행을 겪었다. 김 대표는 당무 거부에 돌입했다.

비대위는 다음날 김 대표가 불참한 가운데 여론의 역풍을 차단하기 위해 김 대표 순번을 ‘14번’으로 조정하는 내용 등이 담긴 수정안을 내놓았다. 하지만 김 대표는 수정안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더민주는 중앙위를 속개해 비례 순번 지정 문제를 김 대표에게 위임하는 쪽으로 의견을 모으며 봉합에 나섰다.

내홍은 22일 오전 소강상태에 접어드는 것처럼 보였다. 김성수 대변인은 오전 7시30분 김 대표 자택을 방문한 뒤 기자들을 만나 “(김 대표가) 오전 11시 비대위에 참석한다”며 김 대표의 당무 복귀를 예고하기도 했다.

그러나 오전 11시로 예정됐던 비대위가 오후 3시로 밀리자 일각에서 김 대표의 사퇴설이 제기되기 시작했다. 이에 더민주 당직자들이 사퇴설을 수습하는 등 긴박한 상황이 벌어지기도 했다.

오후 3시쯤 비대위 참석을 위해 집을 나선 김 대표는 회의석상에서 비대위원들에게 섭섭함을 표했다고 전해졌다. 비대위원들도 대표에게 책임을 느낀다는 말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대표는 비대위가 끝난 뒤에도 대표직 사퇴 여부를 명확히 알리지 않고 국회를 떠났다. 일부 비대위원은 저녁식사를 마치고 김 대표의 자택을 찾아 다시금 사퇴 만류에 나서기도 했다.

고승혁 기자 marquez@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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