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IT업계 전설’ 앤디 그로브 前 인텔 CEO 별세

입력 2016-03-22 21:38

‘정보기술(IT) 업계의 전설’로 통하는 앤디 그로브(사진) 전 인텔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가 21일(현지시간) 79세로 세상을 떠났다고 미국 IT 전문매체 버지가 보도했다. 그로브는 그동안 파킨슨병을 앓아왔다.

헝가리의 유대인 집안에서 태어난 그로브는 독일 나치와 구 소비에트연방의 탄압을 피해 미국으로 건너온 난민 출신이다. 독일 나치가 헝가리를 침공할 당시 8세였던 그는 어머니와 함께 신분을 숨기고 부모의 친구 집에 숨어 살았다. 헝가리에서 공산혁명이 일어난 1956년 그로브의 가족은 오스트리아로 몸을 피했다가 다시 미국으로 건너갔다.

뉴욕 버클리대에서 전자공학으로 박사학위를 취득한 그로브는 1968년 인텔의 전신인 ‘NM일렉트로닉스’에 스카우트돼 일을 시작했다. 그 뒤 1979년 인텔 회장으로 취임, 1987년에는 CEO 자리를 맡았다. 한때 전립선암으로 경영일선에서 물러났으나 2004년까지 이사장으로 활동했다.

인텔은 그로브의 재임 기간 동안 메모리칩 생산업체에서 세계 최고의 반도체 생산업체로 성공적으로 변신했다. 시가총액은 취임 당시 19억 달러에서 260억 달러(현재 환율로 약 30조원)로 13배 넘게 성장했다. 당시 인텔이 생산한 386칩과 펜티엄칩은 개인용 컴퓨터 시대를 열었다.

이런 업적으로 그로브는 미 실리콘밸리에서 IT업계의 선구자로 존경을 받아왔다. 조효석 기자 prome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