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석학 위르겐 몰트만(서울신대 석좌교수) 독일 튀빙겐대 명예교수는 22일 독일 신학자 디트리히 본회퍼의 신학을 돌아보며 예수 그리스도의 고난에 동참하는 삶을 강조했다. 그는 “그리스도인이 된다는 것은 그리스도의 고난에 동참하는 것”이라며 “우리가 자기 십자가를 질 때 주님과 함께하는 참된 기쁨을 누릴 수 있다”고 말했다.
몰트만 교수는 이날 경기도 부천 서울신대(총장 유석성) 성결의집에서 열린 ‘제2회 하이델베르크대-서울신대 국제학술대회’에서 ‘디트리히 본회퍼의 하나님의 고난과 신학’이라는 주제로 강연했다. 학술대회 전체 주제는 ‘본회퍼의 평화사상과 동아시아의 평화’였다. 하지만 그는 국제 정세가 아니라 개인의 삶을 다뤘다.
몰트만 교수는 “본회퍼는 옥중서신에서 우리 그리스도인은 우리가 바라는 하나님이 아니라 십자가에서 고난당한 하나님을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며 “하나님은 우리가 그 고난에 참여하길 원하신다”고 말했다. 여기서 고난은 ‘메시아적 고난’이다. 몰트만 교수는 “하나님은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을 통해 우리에게 메시아적 희망을 주시기 때문에 우리는 이 고난을 짊어질 수 있다”며 “하나님은 고난을 당하는 하나님인 동시에 부활과 희망의 하나님”이라고 말했다.
몰트만 교수는 또 그리스도인의 기도를 강조했다. 그는 “우리의 기도는 그리스도를 통해 아버지께 전달되고 예수는 우리를 위해 기도하시며 성령은 말할 수 없는 탄식과 함께 우리를 대변하신다”며 “하나님은 우리의 기도에 반응하시는 분”이라고 말했다.
서울신대 석좌교수인 미하엘 벨커 하이델베르크대 명예교수는 ‘본회퍼의 평화사상’이란 제목으로 강연했다. 그는 이 평화사상을 근거로 “국제적 평화는 하나님의 조건 없는 명령이며 평화 공동체는 거짓과 불의가 아니라 진리와 정의 위에 세워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유석성 총장은 ‘본회퍼의 평화사상과 동아시아의 평화’라는 제목의 기조강연에서 “아시아의 평화는 북핵 문제, 일본의 신군국주의, 중국의 팽창주의로 위협받고 있다”며 “한반도의 평화 없이 동아시아의 평화가 없고 동아시아의 평화 없이 세계 평화가 없다는 것을 인식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평화의 신학자로 불리는 본회퍼는 평화를 실현하기 위해 이웃과의 연대, 책임을 강조했다”며 “한국 일본 중국은 본회퍼의 사상을 토대로 상생과 평화 공존의 길을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역사를 바르게 인식하고 평화 인권 자유 평등 민주주의 등 보편적인 가치를 추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이델베르크대와 서울신대가 공동으로 주최한 이번 학술대회에는 요한네스 오이리히, 필립 슈퇼거 하이델베르크대 교수도 참석해 각각 ‘본회퍼의 영성과 디아코니적 행위’ ‘본회퍼에 의거한 저항권의 근거와 무근거에 대한 사유’를 주제로 강연했다.
부천=전병선 기자 junbs@kmib.co.kr
“본회퍼처럼 그리스도 고난의 삶 동참해야”… 몰트만 박사 서울신대서 강연
입력 2016-03-22 21: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