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7명 학살 ‘최악의 테러범’ 노르웨이 브레이비크 “독방 수감, 사형보다 나쁘다” 인권침해 소송

입력 2016-03-22 20:37 수정 2016-03-22 21:39

2011년 7월 노르웨이 수도 오슬로에서 77명을 학살한 ‘최악의 연쇄테러범’ 아네르스 베링 브레이비크(37·사진)가 “독방에 감금한 것은 사형보다 더 나쁘다”면서 노르웨이 정부를 상대로 인권침해 소송을 제기해 세계를 경악하게 하고 있다.

브레이비크는 지난 15일 노르웨이 스키엔 법정에 피고인으로 출두해 “교도소에서 차가운 커피와 전자레인지에 데운 냉동식품을 제공받고 있는데, 이는 물고문보다 더 괴롭다”고 말했다. 브레이비크의 변호사 위스테인 스토르비크는 “브레이비크가 스키엔 교도소에 독방 수감돼 굉장히 스트레스를 받아왔다”면서 “건망증이 심하며 날짜와 시간을 기억하지 못한다”고 밝혔다.

브레이비크는 2011년 체포된 직후부터 오슬로 남서부 스키엔 교도소에 수감돼 있다. 두꺼운 유리벽을 사이에 두고 교도소 감시요원이나 성직자와 접촉할 수 있었다. 유리벽 없이 만날 수 있는 사람은 어머니가 유일했다. 외부의 인물과 편지를 주고받을 수도 없었다.

하지만 노르웨이 교도소는 세계에서 가장 인도주의적이며 수준 높은 부대시설을 갖추고 있는 것으로 유명하다. 브레이비크 역시 인터넷 연결은 차단됐지만 컴퓨터를 사용할 수 있고 러닝머신과 냉장고를 이용할 수 있다. TV를 보거나 라디오를 들을 수도, 플레이스테이션 게임을 할 수도 있다.

그럼에도 브레이비크의 인권이 침해됐다는 판결이 불가능한 건 아니다. 유럽인권협약 3조엔 ‘누구도 고문 혹은 잔인하고 무자비한 모멸적인 처우나 처벌을 받아선 안 된다’고 명시돼 있다. 브레이비크에 대한 평결은 다음 달 중순쯤 나올 예정이다.

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