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해운대’ 주무대 미포항 매립 마찰

입력 2016-03-22 20:56
영화 ‘해운대’의 주 무대인 ‘미포항’의 매립을 놓고 해운대구와 어민·환경단체가 마찰을 빚고 있다.

해운대구는 미포항 선착장 일대 개발 용역을 통해 400m 구간 앞바다의 매립계획안을 수립, 추진 중인 것으로 22일 알려졌다. 민자유치를 전제로 추진 중인 계획안의 매립 면적은 1만9720㎡∼2만6370㎡ 규모에 달한다.

해운대구는 매립 부지에 복합문화시설, 특산품 판매점·체험시설, 관광호텔·위락시설, 주차장 등 4개 시설을 유치한다는 계획이다.

구청 측은 최근 이런 내용의 ‘미포지역 개발 기본계획수립 용역 최종보고서’를 용역업체로부터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구청 측은 이르면 올해 중 민간사업자 공모를 실시한 뒤 2018년부터 공유수면을 매립하고, 2022년부터 2023년까지 관광시설 등을 조성할 계획이다. 사업비는 보상비와 공사비, 매립비용 등을 포함해 총 1000억원 이상 소요될 전망이다.

상인들은 “이 곳이 개발되면 더 많은 관광객들이 찾아 지역 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될 것”이라며 환영하고 있다.

그러나 어민과 환경단체들은 반대하고 있다.

어민들은 “현재의 미포항을 이전하는데 막대한 비용이 들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어민들이 생활의 터전을 잃을 수 있다”고 말했다.

환경단체는 성명서를 내고 “미포항은 주변이 아름다운 자연 암반으로 된 해안인데 매립 후 난개발이 우려된다”고 반발했다.

해운대구 관계자는 “아직 결정된 사항은 아무 것도 없으며 주민들의 의견을 폭넓게 수렴한 뒤 개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해운대해수욕장과 청사포 사이에 위치한 미포항은 2009년 7월 개봉해 1000만 관객을 돌파한 윤제균 감독의 영화 ‘해운대’의 주연배우 하지원이 횟집을 운영한 곳으로 이후 수많은 관광객들이 찾고 있다.

부산=윤봉학 기자 bhyo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