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트맨과 슈퍼맨이 싸운다면 누가 이길까. 이들은 왜 싸우는 걸까. 영화팬 사이에 갖가지 궁금증을 불러일으킨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배트맨 대 슈퍼맨: 저스티스의 시작’(사진)이 전 세계 개봉(24일)을 이틀 앞둔 22일 언론 시사회를 통해 베일을 벗었다. 이미 예상된 것이기는 하지만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둘의 혈투에도 불구하고 승자도 패자도 없다.
둘이 싸우는 이유는 정의에 대한 생각이 서로 다르기 때문이다. 슈퍼맨(헨리 카빌)과 조드 장군의 격렬한 전투 이후 메트로폴리스는 파괴되고 뜻하지 않게 피해자들이 늘어나자 슈퍼맨에 대한 논란이 벌어진다. 인류를 지키는 영웅인지 지구상의 일인자가 되려는 것인지. 급기야 배트맨(벤 애플렉)이 “놈은 인류를 파괴할 힘을 가졌다. 적일 가능성이 단 1%라도 있다면 없애야만 한다”며 나선다.
인간과 우주인, 블랙과 초록, 밤과 낮의 대결로 수식되는 배트맨과 슈퍼맨의 싸움은 20여분간 스펙터클하게 전개됐다. 박쥐 가면을 쓰고 강철 주먹을 자랑하는 배트맨과 망토를 입고 하늘을 자유자재로 날아다니면서 눈빛 광선을 뿜어내는 슈퍼맨의 파워는 가공할 만하다. 아무리 첨단무기를 장착하고 있더라도 인간이 우주인을 이기기는 힘들다. 배트맨이 힘에서 밀리는 것은 어쩔 수 없다.
일진일퇴를 거듭하던 둘의 싸움은 생각보다 싱겁게 끝난다. 두 명 가운데 한 명이 죽지 않고는 끝나지 않을 것 같은 대결은 ‘어머니’라는 코드로 인해 해소된다. 둘의 어머니 이름이 같다는 사실을 알고는 힘을 합친다. 악당들에게 납치된 슈퍼맨의 어머니를 배트맨이 구한 뒤 날리는 대사는 “어이가 없네!”라는 반응과 함께 실소를 자아내게 한다.
둘의 싸움보다는 초강력 파워를 가진 우주 괴물과의 막판 대결이 긴박감 넘친다. “인간은 너무 타락했다. 서로 싸우고 죽이고 정의가 실종됐지만 아직 선한 사람들이 많으니 힘을 합쳐야 한다”는 배트맨에게 슈퍼맨이 공감하고 원더우먼까지 가세하는 전투가 볼만하다. 이 영화에 기대감으로 예매율이 70% 이상을 기록하고 있다. 12세 관람가. 151분.
이광형 문화전문기자 ghlee@kmib.co.kr
[‘배트맨 대 슈퍼맨’ 시사회] 두 영웅에 원더우먼까지…
입력 2016-03-23 04: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