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묵의 문재인… 입장 표명 땐 힘의 균형 흔들

입력 2016-03-21 22:00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가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의 셀프 공천으로 불거진 당내 공천 파동에도 침묵을 이어가고 있다. 문 전 대표는 김 대표를 영입하며 사실상 ‘전권’을 안긴 바 있어 당내에서는 문 전 대표의 ‘오랜 침묵’에 적잖은 비판이 나온다.

문 전 대표는 21일 당 중앙위원회에 참석하지 않고 양산에 머물면서 별다른 반응을 내놓지 않았다. 문 전 대표 측 인사는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현재까지는 별도 입장이 없다”고 말했다. 문 전 대표는 가까운 의원들과 당내 논란에 대해 의견을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당 관계자는 “문 전 대표가 비대위에서 해결하도록 상황을 좀 더 지켜볼 것 같다”며 “지금 입장을 밝히면 힘의 균형이 어느 한쪽으로 쏠리게 할 수 있다”고 했다.

문 전 대표는 사퇴 이후 정치 현안에 대한 발언을 자제해 왔다. 친노(친노무현)계 좌장인 이해찬 의원 공천 배제에도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그는 다만 지난 16일 정청래 의원이 공천 배제에 대해 승복하자 트위터를 통해 “정청래 의원이 어렵고 아픈 결정을 했다”고 밝힌 바 있다.

당내에서는 문 전 대표가 공천 논란으로 지지층 반발이 계속되는데도 침묵하는 것은 본인이 직접 김 대표를 ‘삼고초려’해 영입했기 때문 아니겠느냐는 분석이 대체적이다. 또 김 대표가 당내 반발에도 배수진을 치면서 비례대표 원안을 밀어붙이는 배경에는 문 전 대표의 암묵적 지지가 있기 때문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김 대표는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영입 제안 당시 “문 전 대표 측에서 비례대표 2번을 준다고 해 핀잔을 줬다”고 밝힌 바 있다.

임성수 기자 joyls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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