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싸잡아 욕하더니… 국민의당 ‘닮은꼴’ 공천 내분

입력 2016-03-21 21:54
안철수 국민의당 공동대표(왼쪽 두 번째)가 21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를 마친 뒤 나가는 길에 광주 등에서 상경한 일부 예비후보자 지지자들로부터 거센 항의를 받고 있다. 뉴시스

국민의당이 21일 광주 숙의배심원단 경선 결과 등 호남지역 공천 결과를 발표했지만 경선에서 탈락한 예비후보 측이 강력 반발해 몸싸움이 벌어지는 등 잡음이 커지고 있다. 경선 지역을 전략공천 지역으로 갑자기 전환하는가 하면 경선 결선투표를 없던 일로 하는 일까지 생긴 탓이다. 국민의당 김종현 선거관리위원장은 이에 책임을 지고 사의를 표명했다.

국민의당 최고위원회의가 열린 국회 의원회관 제5간담회의실 앞은 고성과 몸싸움이 난무했다. 호남지역 경선 결과에 반발하는 예비후보 지지자들 때문이었다. 이들은 회의장 난입을 시도하며 문을 세차게 두드리거나 “이게 새정치냐” “결선투표 결과 즉각 개표하라”며 소리를 질렀다. 일부는 당직자들과 격한 몸싸움을 벌이는 등 폭행 시비까지 일었다. 전남 영암·무안·신안 지역 김재원 후보 측은 회의장 앞에 드러누워 시위하다 끌려나가기도 했다.

격한 반발이 쏟아진 이유는 최고위가 의결한 공천 결과 때문이다. 최고위는 당초 경선지역으로 분류한 영암·무안·신안에 박준영 전 전남지사를 전략공천했다. 최원식 수석대변인은 서울 마포구 당사에서 브리핑을 갖고 “영암·무안·신안은 기존 후보가 있었고 박 전 지사가 늦게 입당해 경선지역으로 했었다”면서도 “공관위에서 (이 지역) 적합도 등을 조사한 결과 (후보 간) 상당한 격차가 있어 전략공천 지역으로 했다”고 설명했다. 당초 발표를 뒤집은 데 대해 이 지역 김 후보는 성명을 내고 “공당이 국민에게 공표한 사실을 특정인의 압력에 의해 헌신짝처럼 벗어던졌다”고 비판했다.

광주 숙의배심원단 경선에서 1위를 한 김경진(북갑) 송기석(서갑) 최경환(북을) 후보, 김동철(광산갑) 권은희(광산을) 장병완(동·남갑) 의원도 해당 지역구 공천을 확정했다. 서갑은 당초 정용화 후보가 정치신인 가점을 받아 숙의배심원단 경선에서 1위를 했으나 새누리당 당협위원장 경력을 기재하지 않은 게 뒤늦게 확인돼 논란이 일었다. 차점자인 송 후보가 반발하자 최고위는 신인 가점을 받을 수 없게 된 정 후보 대신 그를 공천했다. 결선투표까지 진행됐던 동·남갑 경선에서는 결선투표함 개봉 여부를 놓고 장 의원과 서정성 예비후보가 대립했지만 최고위는 개봉 없이 장 의원의 승리를 선언했다. 김종현 위원장은 “광주지역 경선에서 발생한 모든 혼란에 대해 무한책임을 느낀다”고 했다.

전남 고흥·보성·장흥·강진에서는 황주홍 의원이 공천을 받았지만 경쟁자였던 김승남 의원이 경선 결과에 반발해 탈당 가능성까지 내비치며 결선투표 실시를 요구했다.

문동성 기자 theMoo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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