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친박 울고 부산 친박 웃고… 수도권 ‘유승민 역풍’

입력 2016-03-21 21:57

서울과 부산의 친박(친박근혜)계 인사들의 희비가 엇갈렸다. 유승민계가 대거 탈락한 이른바 ‘3·15 공천학살’ 역풍이 몰아치고 있는 가운데 친박계 후보들은 서울 지역 새누리당 경선에서 줄줄이 탈락한 반면, 부산에선 결선 투표까지 가는 접전 끝에 공천장을 거머쥐었다.

이한구 공천관리위원장은 21일 오후 여의도당사에서 브리핑을 갖고 총 16개 지역에 대한 10차 경선 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서울 서초을에선 친박계 현역 강석훈 의원이 박성중 전 서초구청장과의 결선 투표에서 고배를 마셨다. 강 의원은 안종범 경제수석과 함께 박근혜 대통령의 ‘경제 브레인’으로 꼽힌다. 서울 중·성동을에선 지상욱 전 당협위원장이 김행 전 청와대 대변인을 꺾고 공천을 확정지었다. 김 전 대변인도 이른바 ‘진박(진실한 친박계)’ 후보 중 한 명이다.

당 관계자는 “두 지역 결선 투표 결과는 이변이라고 불릴 만큼 놀랍다”며 “친박계의 ‘유승민 찍어내기’에 대한 반발 심리가 서울과 수도권에선 강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반면 부산에선 ‘진박 중 진박’으로 불리는 3선의 유기준 의원이 서·동 지역구에서 공천을 확정지었다. 역시 진박으로 분류되는 윤상직 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부산 기장군에서 친이(친이명박)계 안경률 전 의원을 여론조사 결선 투표에서 눌렀다.

이날 현역의원 5명이 추가로 탈락하면서 새누리당 공천 과정에서 탈락한 현역의원은 총 43명이 됐다. 서울에선 강석훈 의원과 양천갑의 신의진 의원(비례대표)이 공천 탈락했다. 신 의원은 원희룡 제주지사 측근인 이기재 전 청와대 행정관과의 결선 투표에서 무릎을 꿇었다. 대전 유성갑 민병주 의원(비례대표)도 진동규 예비후보와의 경선에서 탈락했고, 이한성 의원(경북 영주·문경·예천)은 최교일 전 서울중앙지검장에게 패했다. 비박계 신성범 의원(경남 산청·함양·거창·합천)은 친박계 핵심 최경환 의원의 비서실장 출신인 강석진 전 거창군수에게 패해 공천에서 탈락했다.

반면 부산 해운대갑에서는 초선인 하태경 의원이 설동근 전 부산 교육감을 경선에서 꺾었다. 서울 송파갑에선 박인숙 의원(비례대표)이 김무성 대표의 측근인 안형환 전 의원을 누르고 경선에서 승리했다.

이밖에 충북 청주 흥덕에선 송태영 예비후보가, 충남 아산을에선 이건영 예비후보가 각각 공천을 확정지었다. 이명박정부 당시 청와대 홍보기획비서관을 지낸 이상휘 예비후보가 동작갑 공천자로 최종 결정됐으며, 경선에서 배제돼 탈당한 유승민계 조해진 의원의 지역구인 경남 밀양·의령·함안·창녕 경선에서는 엄용수 전 밀양시장이 조진래 전 의원을 눌렀다. 대구 북갑에서는 정태옥 전 대구시 행정부시장이 공천을 받았다. 경기 남양주갑에서는 김성태 예비후보가 공천장을 거머쥐었다.

한장희 기자 jhha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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