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계가 악성 루머로 몸살을 앓고 있다. 확인되지 않은 악의적인 소문에 연예인 실명이 거론되며 온라인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을 통해 무분별하게 확산되고 있다. 루머에 이름이 올라간 연예인들은 ‘더 이상 참을 수 없다’며 법적 대응으로 맞섰다.
배우 송혜교 소속사 UAA코리아는 “송혜교의 정치인 스폰서 루머를 퍼뜨린 네티즌들을 고소했다. 최초 유포자를 찾기 위한 수사도 의뢰했다”고 21일 밝혔다. UAA코리아는 “2013년 송혜교 스폰서 루머를 퍼뜨린 혐의로 네티즌 24명이 검찰에 약식기소됐었다. 당시 정치인 스폰서 루머는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졌는데 또다시 루머를 퍼뜨리는 이들에 대해 절대 선처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근 한 형사사건과 관련해 악성 루머에 거론된 원더걸스 유빈, 달샤벳 수빈, 스피카 양지원, 배우 강소라, 배우 남보라 등의 소속사들도 “사실 무근이다. 법적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스피카 소속사 CJ E&M 음악부문도 “연예인이기 이전에 한 여성으로서 정신적 피해와 명예훼손이 심각하다”고 했다.
루머에 거론되는 이들은 주로 젊은 여배우와 걸그룹 멤버 등이다. 스폰서를 받는다거나 성매매를 한다는 등 인간으로서 모욕적이고 여성으로서 수치스러운 루머들이 많다. ‘아니면 말고’ 식의 헛소문에 상처받은 여성 연예인들은 심각한 정신적·정서적 어려움을 겪기도 한다.
한 여배우 매니저는 “형사사건에 연루된 연예인들이 누군지 차라리 공개했으면 좋겠다는 의견이 많다. 여배우들은 언제든 악성루머의 ‘먹잇감’이 될 수 있다보니 전혀 상관없는 이들도 이런 일이 생기면 마음을 놓지 못한다”고 말했다.
연예계가 악성 루머에 대처하는 방식도 달라졌다. 증권가 정보지(속칭 찌라시)를 통해 은밀히 퍼져나가던 악성 루머들이 몇 년 새 온라인과 SNS를 통해 확대 재생산되면서부터다. 과거에는 ‘연예인이 고소 사건에 휘말려봐야 불리하다’거나 ‘괜히 오해만 살 수 있다’며 쉬쉬했던 분위기가 강했다면 지금은 ‘관용 없는 강력 대응’이 대세다. 적당히 합의를 보거나 선처하지 않겠다는 입장이 강해졌다.
배우 신세경은 지난달 악플러들을 상대로 법적 대응을 시작했다. 소속사 나무엑터스는 상습적으로 악의적 게시물을 올리고 악성 댓글을 달던 네티즌들을 서울 강남경찰서에 명예훼손·모욕죄 등 혐의로 고소·고발했다. 나무엑터스는 “대중의 사랑으로 성장하고 존재하는 연기자 입장에서 네티즌을 고소하는 일에 고민이 많았다”면서도 “나쁜 사례를 근절시킨다는 마음으로 고소 취하는 물론 관용 없이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수정 기자 thursday@kmib.co.kr
여성 연예인 “악성 루머 더 못 참아” 잇단 강경 대응
입력 2016-03-21 19: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