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임아웃] 승리를 위해서라면 욕을 해도 된다?

입력 2016-03-21 21:26 수정 2016-03-22 01:16
전주 KCC 김민구(앞줄 가운데)가 19일 전북 전주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5-2016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 1차전 고양 오리온과의 경기에서 4쿼터 문태종(맨 오른쪽)과 주먹을 쥔 채 말싸움을 벌이고 있다. KBL 제공

프로농구 최고의 축제인 챔피언결정전이 어수선하게 진행되고 있다. 스포츠의 생명은 페어플레이다. 그런데 욕설에 애매한 심판 판정까지 더해지며 이를 정면으로 위반하는 장면이 계속 나오고 있다.

지난 19일 전북 전주실내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 1차전 전주 KCC와 고양 오리온의 경기에서 4쿼터 막판 KCC 김민구가 오리온 문태종과 몸싸움을 벌이다 반말과 욕설을 늘어놓았다. 또 주먹을 쥐고 폭력을 행사하려는 추태까지 벌였다. 김민구는 2년 전 국가대표팀 소집 기간에 음주운전 사고를 낸 전력이 있다. 여기에 문태종은 김민구보다 나이가 무려 16세나 많다.

김민구는 전혀 반성의 기미를 보이고 있지 않다. 사건이 벌어진 지 이틀이 지난 21일에도 “죄송하다고 했다”면서도 “경기장에선 우리 팀이 이겨야 한다. 동료들도 괜찮다고 한다”고 강변했다. KCC 추승균 감독은 아예 지도자 자질에 의심이 생기는 발언을 이어갔다. 그는 “경기 중 일어날 수 있는 일이다. 시합을 하다보면 자기만의 욕도 할 수 있다. 나이 차도 생각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추 감독은 앞서 김민구의 음주 파문 때도 사회봉사활동 의무를 마치지 않은 상태에서 무리하게 그를 경기에 투입해 불필요한 구설을 만든 바 있다. 과정이 어떻든 무조건 이기면 된다는 승리지상주의에 빠진 모습이다.

심판 판정도 논란을 빚고 있다. 프로농구연맹(KBL)과 각 팀 홈페이지에는 ‘KCC에 일방적으로 유리하게 휘슬이 불린다’는 비난이 줄을 잇고 있다. 최성 고양시장은 페이스북에 “심판진은 시종일관 편파적이었다. 올 시즌 프로농구가 KCC배라서 그런가. 다음엔 고양배로 치러야겠다. 고양체육관에서 1인 시위할지도 모르겠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이에 대해 KBL 관계자는 “경기를 하다보면 욕을 할 수도 있다. 정밀하게 판독한 결과 오심은 없었다”고 밝혔다.

한편 챔피언결정전 2차전에선 오리온이 KCC를 99대 71로 대파하고 시리즈 전적 1승1패를 마크했다. 3차전은 장소를 바꿔 23일 오후 7시 고양체육관에서 열린다.

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