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음이 스며 있는 연극 봄 무대에 활짝 열렸네
입력 2016-03-22 20:32
“예수님이 가장 선호한 예술 장르가 있었을까요?” 문화행동 아트리 대표 김관영 목사는 22일 “연극”이라고 단언했다. 아트리는 지난해 말까지 10년 동안 매년 새 공연을 무대에 올렸다. 예수는 실제 사복음서에서 연극적 예화와 비유를 자주 사용했다. 겨자씨와 누룩의 비유부터 탕자의 귀향까지 다양하다. 특히 탕자의 비유는 죄를 깨닫고 하나님께 돌아오는 인간의 구속사를 압축한 이야기다.
김 목사는 “성극은 ‘현대극의 모판’이라고 할만 하다. 예수님이 예화와 비유를 즐겨 사용한 이유는 연극적 메시지 표현이 전달 효과가 가장 크기 때문”이라며 “한국교회와 크리스천들이 연극에 더 관심 가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예수님은 “내가 입을 열어 비유로 말하고 창세부터 감추인 것들을 드러내리라”(마 13:35)고 했다.
올해 봄 부활절이나 전도 축제 때는 복음이 스며있는 연극을 보면 어떨까. 직접 공연장을 찾을 수도 있고, 교회로 공연팀을 초청해도 된다. 복음 담은 연극이 ‘의외로’ 많다. HJ컬쳐는 다음 달 17일까지 서울 강남구 논현로 광림아트센터에서 뮤지컬 ‘마리아 마리아’를 공연한다. 예수를 유혹하면 새 인생을 살게 해주겠다는 제의를 받는 성전의 노예 이야기다. ‘거리의 여자’가 새로운 꿈을 꾸기까지 굴곡진 일생을 담고 있다. 2003년 초연 후 한국뮤지컬대상 최우수작품상을 수상했다.
극단 예배자는 5월 28일까지 노원구 석계로 노방극장에서 ‘라면에 파송송’을 무대에 올린다. ‘라면에 파송송’이라는 라면가게를 운영하는 천왕성 할아버지. 만년취업준비생과 따돌림당하는 청소년이 이 가게를 찾는다. 김동철 예배자 대표는 “2013년 세월호 참사 후 상처받은 우리의 마음을 치유하는 그 분의 마음을 담아 대본을 썼다”고 설명했다. 제목은 치료하는 하나님(출 15:26) ‘라파’란 뜻이다.
조이피플은 다음 달 1일부터 7월 30일까지 종로구 창덕궁길 북촌아트홀에서 뮤지컬 ‘비하인드 유’를 선보인다. 사랑하는 여인에게 두 눈이 되어주는 남자의 이야기다. 우물가선교회는 다음달 25일부터 5월 1일까지 서대문구 연세로 연세대100주년기념관에서 창작뮤지컬 ‘갈릴리로 가요’를 초연한다. 예수의 12제자 중 베드로와 요한을 중심으로 예수의 행적을 따라간다.
희곡작가이자 연출가인 이민욱의 작품이다. 극작가 이반은 “갈릴리로 가요는 한국의 전통 마당극 방법을 사용하면서도 극중극 형식을 도입해 실험적 형태를 띠고 있다”고 평가한다. 한인수, 이진우, 이응경, 정나온 등 30여 명의 크리스천 배우들이 무대에 선다. 뮤지컬 ‘라디오 스타’의 음악감독 허수현이 음악을 맡는다. 주제곡 ‘갈릴리로 가요’는 김소엽 시인과 김석균이 각각 작사와 작곡을 했다.
극단 증언은 지난해까지 35년째 성탄 시즌마다 연극 ‘빈방 있습니까’(각본 최종률)를 공연한다. 부산을 기반으로 한 디아코노스(diaconos.kr)는 수영구 수영로에 소극장을 가지고 있다. ‘Are You Happy?’ 등을 공연했다.
초청공연 위주로 활동하는 단체도 많다. 역시 부산을 거점으로 활동하는 증인은 ‘빨래터’ ‘밧줄’과 같은 다양한 레퍼토리를 가지고 있다. 빨래터는 1960년대 시골 마을 빨래터를 중심으로 전도가 되면서 일어난 재미난 에피소드를 담고 있다. 밧줄은 죽음과 생명의 갈림길에 대한 성찰을 담고 있다. 액츠뮤지컬선교단은 주찬양선교단 찬양을 중심으로 ‘죽임당하신 어린양’을 공연하고 보급하고 있다. 극단 기꺼이는 성인용 뮤지컬 ‘다윗’과 어린이용 ‘다윗’을 공연한다. 95년 창단된 느낌은 ‘해피 퍼피’와 ‘억수로 좋은 날’ 등으로 호평을 받고 있다. 뮤지컬 문화사역단체 CMP는 여성 1인 뮤지컬 ‘마리 이야기’와 남성 1인 뮤지컬 ‘히즈 스토리(HIS STORY)’를 공연한다. 탕자의 비유를 현대극으로 각색한 ‘리턴’도 무대에 올리고 있다.
아트리는 ‘루카스’, ‘더북’과 같이 수준 높은 창작 뮤지컬 공연을 한다. 아트리는 서울 대학로에서 내년 1월 1일부터 연말까지 종교개혁 500주년 기념을 하는 의미로 ‘오직 말씀’의 주제를 담고 있는 더북을 공연할 계획이다. 김 목사는 “연중 공연이기 때문에 여러 크리스천 배우들을 캐스팅해 팀 단위로 공연할 것”이라고 밝혔다.
강주화 기자 rul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