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운 교회를 도웁시다-안산 순복음동산교회] 산소호흡기·중보기도로 투병

입력 2016-03-21 19:39 수정 2016-03-21 21:08
지난 17일 경기도 안산의 한 병원에서 서종희 사모(왼쪽)가 남편 이승우 목사를 붙잡고 기도하고 있다. 안산 순복음동산교회를 담임하는 이 목사는 외상성 출혈로 1년 넘게 병원에 누워있다.
“예수 그리스도가 채찍에 맞음으로 이승우 목사님이 나음을 입었도다.”

경기도 안산 단원구의 한 병원 준중환자실 침대 한 편에 붙어 있는 말씀이다. 산소호흡기를 의지한 채 누워있는 안산 순복음동산교회 이승우(67) 목사의 쾌유를 바라며 아내 서종희(63) 사모가 ‘이사야 53장 5절’ 말씀을 인용해 써놓은 것이다. 지난 17일 병원에서 만난 사모는 자신을 알아보지 못하는 남편의 손을 붙잡고 이 말씀을 읽으며 기도드리고 있었다.

이 목사 가족들은 1년 넘게 힘겨운 병상 생활을 하고 있다. 이 목사는 지난해 2월 4일 목회자 조기 축구회에서 사고를 당했다. 여느 날처럼 헤딩을 했는데 상대 선수와 부닥치며 순간 기절을 했다. 병원 응급실로 옮겨진 그는 ‘외상성 출혈’이라는 진단을 받고 수술했다. 사모가 담당 의사에게 “남편이 언제 깨어나느냐”고 물으니 의사는 화를 냈다. 오른쪽 뇌를 심하게 다쳐 언제 일어나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생존 여부가 불투명하다고 했다. 중환자실에 몇 달 동안 있어도 차도가 보이지 않았다.

이 목사는 뇌를 다쳐 의식을 잃었고 스스로 몸을 움직이지 못한다. 1년 넘게 누워 있다 보니 폐렴 등 여러 부작용도 생겼다. 숨을 쉬지만 산소호흡기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 병원에서는 좀 더 큰 종합병원에서의 치료를 권하고 있다.

문제는 병원비다. 지금까지 매달 200만원 가까이 병원비가 나갔다. 지인들의 도움을 받았지만 역부족이다. 서 사모는 “지인이 소개해줘 마이너스 통장을 만들었다. 이렇게 할 수 있는 것도 은혜”라고 말했다.

환자 옆에 24시간 간병인이 있어야 하기에 주중엔 서 사모가 병원에 있고 주말엔 두 명의 자녀들이 교대를 한다. 하루에 7만원하는 간병비도 만만치 않기에 가족들이 돌아가면서 간병을 할 수밖에 없다.

몸과 마음이 힘들지만 이 목사 가족은 중보기도 덕분에 버틸 수 있었다. “너무 충격을 받아서 기도할 힘이 없고 지금도 꿈을 꾸는 것 같습니다. 하나님이 기도하는 분들을 계속 보내주십니다. 주변 목사님들이 기도를 많이 해주셔서 지금까지 버틸 수 있었습니다.” 사모는 눈시울을 붉혔다.

기독교대한하나님의성회 여의도순복음 총회에서 안수 받은 이 목사는 1998년 순복음동산교회를 개척했다. 안산시흥지방회 회장과 안산시기독교연합회 부회장 등을 역임했다. 이 목사가 회복되길 교회 성도들도 함께 기도하고 있다. 사고 후 이 목사 대신 서 사모가 주일설교를 하고 있다. 서 사모는 “남편이 평소 교회 행정이나 설교 등 목회에 대한 매뉴얼을 잘 정리해 놨다”며 “이 매뉴얼 덕분에 다른 사람에게 물어보지 않고서도 해야 할 교회 사역을 감당하고 있다”고 남편에게 고마워했다.

병원에선 소망을 갖지 말라고 하지만 하나님이 남편을 일으켜 세우실 것이라고 굳게 믿는다는 서 사모는 “모든 일은 하나님의 손에 달렸다. 뇌출혈로 인한 부작용이 없어지고 속히 회복되길 기도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안산=글·사진 김아영 기자 cello08@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