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박, 경선 패배 속출했지만 대거 본선행=낙천한 친박 현역 의원은 20일까지 윤 의원과 김태환 서상기 안홍준 김재원 의원 등 5명이다. 여론조사 경선에서 패배한 안홍준 김재원 의원을 제외하면 3명만 컷오프된 셈이다. 원유철 이주영 최경환 정용기 의원 등은 일찌감치 공천장을 확보해 본선으로 직행했다.
원외 인사 중 이른바 ‘진박(진실한 친박근혜) 후보’로 거론된 정종섭 전 행정자치부 장관은 “여론조사로는 현역에게 밀릴 것”이라는 우려가 나왔지만 단수추천됐다. 추경호 전 국무조정실장도 단수추천으로 사실상 ‘전략공천’됐다. 권혁세 전 금융감독원장과 유영하 전 국가인권위 상임위원 등 원외 친박들도 단수 추천됐다. ‘박근혜 키즈’로 불리는 손수조 전 당협위원장 역시 여성 우선추천으로 공천을 받게 됐다.
경선에선 윤두현 전 청와대 홍보수석과 조윤선 전 정무수석, 하춘수 전 대구은행장 등 탈락자가 속출했다. 물갈이 위기에 내몰렸던 5선의 황우여 의원은 지역을 인천 연수갑에서 서을로 바꾸면서 가까스로 살아남았다.
당 안팎에선 윤 의원의 막말이나 경선 탈락 등 돌발 변수를 제외하면 친박 시나리오가 그대로 현실화됐다는 말이 나온다. “지역구 몇 석을 잃더라도 박근혜정부의 임기 후반을 뒷받침하는 구도로 가야 한다”는 말이 사실로 드러났다는 것이다.
비박계에선 “괘씸죄나 정치적 배신 같은 주관적 지표가 공천에 결정적 영향을 미쳤다”는 의구심이 강하게 제기됐다.
◇‘친이·친유’ 몰살…김무성 측근만 생존=8년 전 친박계를 칼바람에 몰아넣었던 친이계는 사실상 명맥을 잇기 어렵게 됐다. 친이 좌장인 이재오 의원과 이명박정부에서 특임장관을 지낸 주호영 의원, 이 전 대통령 시절 청와대 비서실장을 지낸 임태희 전 의원이 공천 배제됐다. 아울러 장광근 강승규 전 의원과 김두우 전 청와대 홍보수석 등이 줄줄이 컷오프됐다.
유승민계도 칼바람을 맞았다. 조해진 의원과 이종훈 이이재 의원 등 7명은 경선 기회조차 주어지지 않았다. 류성걸 의원은 정종섭 전 장관이 단수추천되면서 배제됐고, 곽상도 전 청와대 민정수석과 경쟁하던 김희국 의원 역시 경선에 참여하지 못했다.
유승민계 중에선 단수추천된 김세연 의원과 경선에서 승리한 김상훈 이재영 의원만 남았다. 민현주 의원은 민경욱 전 청와대 대변인에게 경선에서 패했다.
반면 김성태 김학용 의원 등 김 대표 측 현역 의원들은 한 명도 컷오프되지 않고 살아남았다. 친이계로 분류됐던 권성동 김영우 의원은 김 대표 체제 출범 이후 핵심 당직을 맡으면서 칼바람을 피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 대표 측에선 심윤조 의원과 권오을 정옥임 전 의원만 경선에서 떨어진 정도다. 비박계에선 ‘김 대표 완패’라는 평가와 더불어 “절대 내 사람을 안 심는다”며 상향식 공천을 약속했던 김 대표에 대한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
김경택 기자 ptyx@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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