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리불순 여성, 잇몸병에 걸릴 위험 1.8배 높다

입력 2016-03-21 18:11

여성의 생리불순이 잇몸병과 깊은 관련이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가톨릭의대 서울성모병원은 치주과 박준범(왼쪽 사진) 고영경(오른쪽) 교수팀이 2010년부터 2012년까지 3년간 19세 이상 폐경 전 여성 1553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정상 생리주기 여성 중 치주염 치료가 필요한 경우는 8%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17일 밝혔다. 반면 석달에 한번씩 생리불순을 겪는 여성들은 17.9%, 생리주기가 석달 이상 불규칙한 여성은 18.6%가 각각 치주염을 갖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나이, 체질량지수, 흡연, 음주, 운동, 대사증후군, 칫솔질 횟수, 호르몬치료 여부 등 교란변수를 보정한 후 치주염 동반 위험도를 평가한 결과에서도 이들 생리불순 여성은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잇몸병에 걸릴 위험이 1.8배나 높았다. 이는 여성 생리불순이 치주염을 부르는 잠재적 위험인자일 수도 있다는 뜻이다.

치주염의 주된 원인은 치아 및 치석 주변에 딱딱하게 붙은 치태 때문이다. 치태는 칫솔질 뒤에도 제거되지 않고 남아있는 치아와 잇몸 주위의 세균 덩어리이다. 치태는 치아에 붙어서 주변 조직에 염증을 일으킨다. 그 결과 잇몸이 붓고, 피나 고름이 나고, 더 심해지면 잇몸 뼈까지 녹여 치아를 잃게 된다.

박준범 교수는 “생리불순이 지속되면 염증반응을 심화시키는 남성호르몬 안드로겐이 증가하기 때문에 치주염이 악화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연구결과는 국제 학술지 ‘메디신(Medicine)’ 최근호에 게재됐다. 이기수 의학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