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4일은 제8회 잇몸의 날이다. 대한치주과학회가 잇몸의 중요성과 잇몸 관리의 필요성을 널리 알릴 목적으로 제정했다.
잇몸병(치주질환)은 씹는 힘에 견딜 수 있도록 치아를 잡아주는 치아 주위 조직이 파괴되는 것으로, 귀중한 치아를 잃는 주 원인이 된다.
의학적으로 잇몸은 치주조직 중 하나인 치은(齒?을 말하는데, 치아의 목 부분부터 뿌리 방향으로 치조골을 덮고 있는 분홍색 점막조직이 치은에 해당된다. 치주 조직은 치은과 치주인대, 치조골 등으로 구성돼 있고, 음식을 씹을 때 치아에 가해지는 힘에 저항하고 치아를 지지하는 역할을 한다.
잇몸병은 크게 치은염과 치주염으로 나뉜다. 치조골까지 파괴되는 치주염이 만성화되면 결국 치아를 뽑고, 대신 임플란트를 심어야 한다. 물론 임플란트 시술 뒤에도 잇몸 관리를 소홀히 할 경우 다시 염증이 생겨(임플란트 주위염) 임플란트를 못쓰게 될 수 있다.
치은염은 치주염의 전 단계라고 할 수 있다. 치아와 잇몸이 맞닿는 부위에서 염증이 시작되며, 잇몸이 검붉게 변하고 피가 나는 것이 특징이다. 치은염을 방치하다가 염증이 치조골로 파고들면서 치주염으로 발전하게 된다. 잇몸에 문제가 생기더라도 치은염 단계에서 더 악화되지 않게 막아야 하는 이유다.
치은염은 만성 치주염과 달리 비교적 쉽게 치료된다. 치태에 의한 치은염은 올바른 칫솔질로 치태를 제거하는 것으로 해결된다. 칫솔질로 제거되지 않은 치석은 치과를 방문, 스케일링 시술로 깨끗이 제거하면 된다. ‘치은연하소파술’과 같이 비교적 가벼운 잇몸수술이 필요할 때도 있다.
치은염 발생과 관련, 특별히 주의가 필요한 사람은 임신부다. 임신 중 잇몸이 부어올랐다거나 잇몸 출혈과 통증을 호소하는 여성들이 많다. 임신 중에는 호르몬의 변화로 인해 미세한 염증 반응에도 잇몸이 더 크게 반응할 수 있어서다. 임신부 10명 중 3명 이상이 이런 ‘임신성 치은염’으로 인한 불편을 호소하는 것으로 조사돼 있다.
임신성 치은염은 다른 치은염과 비슷하게 잇몸이 빨갛게 부어오르고 빛이 나며 매끄러워지는 것이 특징이다. 이런 증상은 치아 사이의 잇몸(치간치은)에 더 뚜렷하게 나타난다. 붓기가 심해지면 치아가 일시적으로 흔들리고 잇몸이 커져 자라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잇몸병은 또한 임신부의 태아에게 악영향을 줄 수 있어 더 주의가 필요하다. 이대목동병원 치과 정겨운 교수는 “연구결과 잇몸병을 가진 임신부일수록 조산(37주 전에 아이를 출산) 비율이 높다는 보고가 많다”고 설명했다.
저체중아를 출산하는 비율도 잇몸병이 있는 산모가 그렇지 않은 산모에 비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염증이 가라앉지 않고 잇몸에서 계속 피가 난다면 임신 중에도 치석제거(스케일링) 치료를 받아야 한다. 치과 치료를 받아도 태아에게 큰 영향을 안 주는 기간은 임신 2기에 해당하는 임신 15∼28주차다.
치은염과 치주염을 막는 가장 좋은 방법은 올바른 칫솔질로 치태 및 치석이 쌓이지 않게 노력하는 것이다(그림 참조). 강동경희대병원 치주과 강경리 교수는 “평소 식후 3분 이내 이를 닦는 습관과 함께 통증이 없더라도 3∼6개월마다 치과를 찾아 정기검진을 받고 필요 시 스케일링 시술 등 잇몸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고 강조했다.
한편 대한치주과학회는 잇몸의 날을 맞아 22일 오전 10시 한양여대 치위생과에서 ‘사랑의 스케일링’ 행사를 갖는다. 또 24일 오전 세종문화회관 예인홀에서 ‘치주병과 생활습관병’의 관계를 알리는 사진들을 전시해 경각심을 일깨울 예정이다. 전국 각 치과대학병원별로 일반인을 위한 공개 건강강좌도 개최한다.
이기수 의학전문기자 kslee@kmib.co.kr
임신부 잇몸병, 태아에까지 악영향
입력 2016-03-22 04: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