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가루 공장… 남산… 올 가을·겨울 패션 런웨이

입력 2016-03-22 04:00
올 가을 겨울 옷을 미리 선보이는 서울패션위크와 패션코드에서 소개될 이청청의 여성복 '라이'(왼쪽)와 김무홍의 남성복 '무홍'의 의류들. 각 사 제공

서울 시내에서 대형 패션 행사가 잇달아 열린다. 다가오는 가을과 겨울 옷을 미리 선보이는 패션쇼와 전시회다.

서울시가 주최하는 ‘2016 F/W 헤라서울패션위크’는 동대문 DDP와 영등포구 영신로(문래동) 대선제분공장, 두 곳에서 22∼26일 열린다. DDP에서는 38개의 디자이너 브랜드와 3개의 기업이 참가하는 서울컬렉션 패션쇼가 진행된다. 대선제분 공장에선 100여개의 디자이너 브랜드 및 신진 디자이너의 수주회가 진행되는 제너레이션 넥스트 서울이 펼쳐진다. 제너레이션넥스트 27개 브랜드의 그룹 패션쇼도 열린다.

서울패션위크를 주관하는 서울재단 관계자는 21일 “이번 시즌에는 프랑스 르몽마르쉐·쁘랭땅·갤러리 라파예트, 미국의 삭스핍스에비뉴·셀프리지, 일본의 이세탄 등 대형 유명 백화점과 편집숍에서 160여명의 해외 바이어가 참석해 수주액도 훨씬 클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지난 가을 열린 2016 S/S 헤라서울패션위크에는 70여명의 해외 바이어가 방문해 18억원의 수주가 이뤄졌다. 서울패션위크는 해마다 봄, 가을 두 차례 열린다.

일반 시민들을 위한 행사도 준비됐다. DDP 야외 공간에서는 20∼30개 패션 주얼리 브랜드가 ‘주얼리 바자’를 열고 패션 상품을 판매한다. 대선제분 공장에서는 26일 샘플 제품을 판매하는 패션 바자 가 열린다.

이번 서울패션위크와 관련해 패션가에선 전시행정이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해외에는 유명 패션위크와 함께 전문 트레이드쇼가 개최된다. 파리패션위크와 파리 트라노이·파리 후즈넥스트, 밀라노패션위크와 밀라노 화이트·삐띠워모, 뉴욕패션위크와 뉴욕 캡슐 등이다. 하지만 아직 유명 바이어와 프레스 대부분을 초청하는 서울패션위크의 경우 컬렉션과 트레이드쇼 장소를 분리하는 것은 시기상조라는 지적이다. DDP와 대선제분공장은 40분 거리. 서울의 교통체증을 고려할 때 1시간 이상 걸릴 수도 있어 양쪽을 오가기 쉽지 않다. 따라서 비용을 들여 초청한 바이어와 프레스들이 어느 한쪽 행사에만 참석할 가능성이 높다. “서울 외곽의 버려진 공간(대선제분공장)을 문화·예술 공간으로 재창조해 활용한다”는 정구호 서울패션위크 총감독의 의도는 그럴듯하지만 실익은 떨어진다는 것이 패션 관계자들의 판단이다.

한 중견 디자이너는 “정 총감독이 패션쇼와 트레이드쇼를 분리한 것이 마치 서울패션위크를 국제적인 행사로 발돋움시키는 방안이라도 되는 것 같이 말하고 있다”면서 “형식이 비슷해진다고 해서 내용까지 닮는 것은 아닐 것”이라고 꼬집었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하는 ‘패션코드 2016 F/W’는 23∼24일 서울 남산 제이그랜하우스에서 펼쳐진다. 한국콘텐츠진흥원(KOCCA)과 한국패션디자이너연합회(CFDK)가 공동 주관하는 패션코드에선 이청청의 라이(LIE), 최복호의 ‘최복호’ 등 12개 브랜드가 쇼를 한다.

이탈리아 바이어 그룹 ‘카메라 바이어 그룹’, 프랑스 파리의 패션 편집 매장 ‘레클뢰르’ 등 유럽 관계자들과 일본의 리테일 그룹인 ‘한큐 백화점’, ‘라포레 백화점’ 등 30여개의 글로벌 업체 관계자들이 참석할 예정이다.

일반 시민들을 위한 프로그램도 다양하다. 특히 ‘Fashion CT(Culture Technology) Zone’은 첨단기술과 만난 패션 뷰티를 체험할 수 있다. 부산디자인센터의 템플릿 기반 3D 의상디자인 시스템에선 자신이 디자인한 패턴과 피팅 결과를 프린트해서 볼 수 있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이 운영하는 3D분장 시뮬레이션 코너에선 유명 메이크업 브랜드의 컬러와 질감을 그대로 재현한 가상의 제품과 도구로 직접 메이크업을 시연할 수 있다. 독특한 패션잡화를 구입할 수 있는 팝업스토어도 열린다.

김혜림 선임기자 m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