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공화당 ‘트럼프 낙마 100일 작전’

입력 2016-03-20 21:20
도널드 트럼프 지지자가 19일(현지시간) 애리조나주 투손에서 열린 트럼프 유세에서 반대 시위자의 얼굴을 주먹으로 때리고 있다. 오른쪽은 같은 날 뉴욕 에서 트럼프에 반대하는 시위대 수백명이 행진하는 모습. AP뉴시스

미국 공화당의 대선 후보로 유력한 부동산재벌 도널드 트럼프를 낙마시키기 위해 공화당 주류가 최후의 총력전을 시작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지난 15일(현지시간) 치러진 ‘미니 슈퍼 화요일’에서도 트럼프가 승리를 거두자 절박해진 공화당 지도부가 ‘트럼프 낙마 100일 작전’에 돌입했다고 19일 보도했다. 다음 달 5일 열리는 위스콘신주 프라이머리(예비선거)를 시작으로 여름까지 이어지는 경선과정을 통해 ‘반(反)트럼프’ 활동을 집중적으로 벌인다는 계획이다.

트럼프 반대 진영은 지난주 여러 차례 전략회의를 열어 아직 경선 레이스를 진행 중인 테드 크루즈(텍사스) 상원의원과 존 케이식(오하이오) 상원의원의 역전 가능성 등을 집중 논의했다. 이 회의를 주재한 ‘성장을 위한 보수주의자 클럽(CCG)’의 데이비드 매킨토시 회장은 영향력 있는 공화당 기부자들에게 돌린 메모에서 트럼프가 1위를 하겠지만 후보 확정에 필요한 전체 대의원의 과반(1237명) 확보를 막으면 새로운 길이 열린다고 설명했다. 이는 ‘중재 전당대회’를 염두에 둔 것으로 해석된다. 어떤 경선 후보도 대의원 과반을 확보하지 못하면 대선 후보는 오는 7월 클리블랜드에서 열리는 공화당 전당대회에서 대의원들의 현장 투표로 결정된다. 트럼프는 현재 673명의 대의원을 확보했다.

이번 100일 작전이 실패할 경우 11월 대통령 선거에서 보수진영의 독자 후보를 내는 방안과 ‘제3당 창당’까지 논의되고 있다. ‘네오콘(신보수주의자)의 전도사’로 불려온 주간지 ‘위클리 스탠더드’의 편집장 윌리엄 크리스톨은 최근 보수 진영의 영향력 있는 인사들에게 트럼프 대항마가 될 만한 인물을 묻는 메모를 돌렸다. 그 결과 톰 코번 전 오클라호마 상원의원과 릭 페리 전 텍사스 주지사 등이 물망에 올랐다. 2012년 공화당의 대선 후보를 지낸 밋 롬니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는 최근 트럼프와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 대선에서 맞붙을 경우 제3의 후보를 내세워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트럼프의 고향인 뉴욕에서도 대규모 반대 시위가 발생하는 등 그의 승리 가능성에 대한 우려와 저항이 확산되고 있다. 반트럼프 시위대는 이날 맨해튼 중심가 트럼프 인터내셔널 타워 주변까지 행진하며 “도널드 트럼프는 꺼져라” “트럼프는 증오다”라는 구호를 외쳤다. 전날에는 애리조나주 피닉스에서 반대자들이 트럼프의 유세를 방해하며 시위를 벌였다.

배병우 선임기자 bwba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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