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사용 기술 활용, 민간인 생활이 편해지지 말입니다

입력 2016-03-20 19:59 수정 2016-03-20 20:57
한화테크윈 드론 ‘STAR-AM2’와 이동로봇, 구글 자율주행차(왼쪽부터). 각 사 홈페이지

군사적 목적으로 개발된 첨단 기술들이 민간분야와 접목돼 생활 편의를 높이기 위한 다양한 목적으로 활용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특히 보안 및 영상감시, 드론, 자율주행 등의 분야에서 민간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면서 군사기술을 도입해 산업체와 가정 현장에 적용하는 다양한 시도들이 활성화되고 있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적 항공기를 효율적으로 감시하려는 목적으로 개발된 레이더는 일상 속 감시 분야에 이미 깊숙이 자리 잡고 있다. 20일 영상보안 관련 업계에 따르면 에스원의 UWB(Ultra Wide Band) 감지기는 군사용 레이더 기술을 안전 시스템과 결합한 대표적인 기기다. UWB 감지기는 자체 발산한 무선 신호가 물체에 반사되는 특성을 이용해 감지영역 내 침입자를 감지한다. 공장, 주류창고 등 고위험 업종이나 은행, 박물관, 경찰서 등 높은 수준의 보안이 요구되는 장소에서 UWB를 채용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중서부 지역의 일반전초(GOP) 부대 과학화경계시스템에 적용 중인 광망센서도 에스원이 공항, 발전소 등 주요 시설이나 높은 수준의 보안이 필요한 민간사업장에 적용하고 있다. 광망센서는 광케이블을 망 형태로 엮은 광망을 외곽 펜스에 설치해 침입행위를 감시한다. 또 카메라 등과 연동해 실시간 모니터링 및 지능형 영상 분석이 가능하다.

드론(무인항공기)도 민간부문에 군사기술이 활발히 도입 중인 대표적인 분야다. 국내 방산 분야 1위 기업인 한화테크윈은 그동안 방산사업용으로 개발한 기술을 활용해 로봇, 전기차 배터리팩과 구동시스템 사업을 집중 육성하고 있다. 특히 한화테크윈이 최근 선보인 감시경계 임무용 드론(STAR-AM1, AM2, 큐브콥터)은 방산사업에서 확보한 소재, 정밀항공기술, 정밀가공기술 등을 정밀제어 및 영상감시기술과 접목하고 로봇기술 등을 융합해 만들어낸 작품이다.

한화테크윈의 스마트드론에는 한화테크윈이 보유하고 있는 영상탐지 및 추적 기술이 적용돼 비행 중 이상물체를 탐지하거나 추적할 수 있다. 이 드론을 활용하면 군사적 목적 이외에도 하천 및 산림지역 감시, 산불이나 홍수 등 재난사항 파악, 사람을 대신한 위험한 곳 수색 등의 임무 수행이 가능하다.

이 같은 드론 기술은 구글 등이 개발 중인 자율주행자동차에도 상당부분 활용된다. 자율주행자동차는 위성항법시스템과 공간정보통신시스템을 통해 위치와 목적지를 파악해 필요한 정보를 얻으며 운전대를 스스로 조종한다. 이 과정에 다수의 카메라와 센서, 레이더 시스템을 통해 도로와 주변 정보를 확보해 운행에 적용한다. 드론이 GPS 등을 활용해 목적지를 설정하고, 비행 중 이상 물체 등을 탐지해 목적 지점으로 자동 운항하는 것과 유사한 방식이다.

업계 관계자는 “군은 그동안 군사적 목적으로 무인화·자동화 작업과 관련해 다양한 노하우를 쌓아 왔다”면서 “산업계에서 이 같은 최신 기술을 적극 활용할 경우 더 많은 분야에서 시너지 효과가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노용택 기자 nyt@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