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우리를 누가 막을쏘냐… 우리은행 통합 4연패

입력 2016-03-20 19:26 수정 2016-03-20 21:39
우리은행이 20일 경기 부천체육관에서 열린 2015-2016 여자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 3차전에서 KEB하나은행을 물리치고 전적 3대 0으로 우승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이날 시상식에는 신선우 한국여자프로농구연맹 총재와 이광구 우리은행장이 참석해 위성우 감독 및 선수들과 함께 기쁨을 나눴다. 뉴시스
2015-2016 여자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 MVP로 선정된 우리은행의 박혜진이 우승을 기념해 림 그물을 자르고 있다. 뉴시스
춘천 우리은행이 여자프로농구 정규리그·챔피언결정전 통합 4연패의 위업을 달성했다.

우리은행은 20일 경기도 부천실내체육관에서 열린 부천 KEB하나은행과의 2015-2016 여자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5전3선승제) 3차전에서 69대 51로 완승을 거뒀다. 이로써 시리즈 전적 3전 전승을 거둔 우리은행은 2012-2013 시즌 이후 4시즌 연속 통합 우승이라는 금자탑을 쌓았다. 전신 한빛은행을 포함해 챔피언결정전 우승은 8회, 통합우승은 7회로 늘렸다. 하나은행은 2012년 창단 후 첫 챔피언결정전에 진출했지만 우리은행의 벽에 막혀 내년을 기약해야 했다. 하나은행은 1∼3차전 내내 힘 한 번 써보지 못하고 무너졌다. 1차전 15점차, 2차전 14점차, 3차전은 18점차로 패했다.

우리은행은 이날도 별다른 위기 없이 쉽게 승리를 거머쥐었다. 1쿼터에선 이승아가 연속 3점포를 터트리며 17-9로 여유있게 앞서 나갔다. 2쿼터에는 점수차가 더 벌어졌다. 이승아 외에도 샤샤 굿렛과 박혜진, 양지희의 슛이 림을 통과하며 37-18로 전반을 마쳤다. 우리은행은 4쿼터에서 2분여를 남겨놓고 하나은행의 반격에 61-48까지 추격을 허용했지만 무난히 경기를 매조지했다. 박혜진은 2년 연속 챔피언결정전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되는 영예를 안았다.

올 시즌에도 여자프로농구에선 우리은행에 맞설 상대가 없었다. 나머지 5개 구단들이 시즌을 앞두고 ‘타도 우리은행’을 외쳤지만 압도적인 전력 차에 모두 무릎을 꿇었다. 우리은행의 정규리그 성적은 28승7패다. 2위인 하나은행(20승15패)과의 승차가 무려 8게임이나 됐다.

우리은행이 이런 경기력을 보유하고 있는 이유는 선수들의 피나는 노력과 위성우 감독의 지도력이 합쳐졌기 때문이라는 평가다. 우리은행은 6년 전만 해도 약팀의 대명사였다. 2010-2011시즌에는 5승(30패)을 올리는 데 그쳤다. 그런데 위 감독이 2012년 부임한 이후부터 완전히 다른 팀으로 변모했다. 위 감독은 다른 팀의 세 배 가량 되는 지옥훈련을 주문했고, 선수들은 패배의식을 떨치기 위해 이를 묵묵히 소화했다. 박혜진은 훈련에 대해 “지나가는 개가 부럽게 보일 정도로 힘들었다”고 소회하기도 했다. 이기는 즐거움과 자신감도 알아가기 시작했다. 양지희는 “이전에는 몸도 만들어지지 않았고 자신감도 없었지만 감독님이 오신 이후 바뀌었다”고 토로했다.

다른 팀에 비해 압도적인 전력을 보유해 여자프로농구에선 당분간 계속해서 ‘우리은행 시대’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은행은 한 발 더 뛰는 스피드와 강력한 압박수비로 상대를 무너뜨린다. 특히 전매특허인 ‘존프레스’는 어느 팀도 뚫기 어려운 철옹성이다. 위 감독은 “고생한 선수들이 묵묵히 참아줬다”면서 “우리 팀이 훈련을 많이 해 우승했다. 다른 팀들도 우리를 롤 모델로 삼는 부분이 있다고 한다. 이를 통해 여자프로농구가 경쟁하고 발전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