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부진을 겪고 있는 애플이 신제품 공개 행사에서 아이폰 보급형을 내놓고 중저가 스마트폰 시장을 공략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애플은 21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 쿠퍼티노 본사에서 신제품을 공개하는 행사를 개최한다고 미디어 초청장(사진)을 발송했다. 초청장에는 ‘Let us loop you in(고리 안으로 들어와 달라)’이라는 문구가 담겼다. 외신들은 애플이 4인치대 화면의 보급형 ‘아이폰5 SE’(가칭)를 출시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애플은 아이폰 출시 이래 주로 고급화 전략을 쓰면서 보급형 단말기를 내놓지 않았었다. 2013년 9월 한 차례 그린, 화이트, 블루, 핑크, 옐로 등 다섯 가지 화려한 색상의 아이폰 5C를 기존 아이폰들과 차별화하며 보급형 모델로 출시했지만 시장 반응은 좋지 않았다. 당시 출고가는 64GB 549달러, 32GB 649달러로 타사 중저가 모델보다는 비싼 가격으로 책정됐다.
아이폰 보급형 단말기 출시설이 지속적으로 나오는 이유는 애플의 실적 부진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애플은 앞서 2016년 회계연도 1분기(지난해 10∼12월) 매출이 759억 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시장 예상치였던 765억 달러에 못 미치는 수준인 데다 아이폰 판매량이 업계 예상(7550만대)에 크게 밑도는 7480만대에 그쳤다. 판매 성장률(0.4%)은 아이폰을 처음 선보였던 2007년 이래로 가장 부진한 상황이다. 삼성전자 LG전자 등이 프리미엄 모델과 중저가 모델 ‘투 트랙 전략’을 쓰고 있고 중국 중저가 스마트폰의 시장 점유율이 커지는 상황에서 보급형 단말기를 내놓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애플이 새로운 보급형 모델을 내놓을 경우 성공 여부는 가격에 따라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아이폰 SE가 출시된다면 50만∼60만원대로 책정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전략 스마트폰인 갤럭시S7·갤럭시S7 엣지, G5와 시기적으로 맞붙게 되지만 이들 제품과 가격 차이가 크지 않아 보급형으로서의 매력이 떨어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김유나 기자 spring@kmib.co.kr
실적부진 애플, 결국 ‘보급형 아이폰’ 내놓나
입력 2016-03-21 04: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