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단기간에 인류 앞서지 못할 것”… 저커버그·마윈, 중국 ‘경제발전 고위급 포럼’서 대담

입력 2016-03-20 19:48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왼쪽)와 마윈 알리바바 창업자가 19일 중국 베이징 댜오위타이 국빈관에서 열린 중국 경제발전 고위급 포럼에서 대담하고 있다. 이날 두 사람은 최근 이세돌이 알파고와 벌인 바둑 대국을 놓고 인공지능의 미래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신화뉴시스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와 마윈 알리바바 그룹 회장이 인공지능(AI)의 성과에 대해 인정하면서도 단기간에 인류를 앞서지 못할 것이라는 데 한목소리를 냈다.

두 사람은 19일 베이징 댜오위타이 국빈관에서 열린 중국 ‘경제발전 고위급 포럼’에 참석, ‘혁신: 발전을 이끄는 첫 번째 동력’을 주제로 대담을 가졌다.

저커버그는 구글 알파고(AlphaGo)가 이세돌 9단과의 바둑 경기에서 승리한 것을 두고 “의외의 일로 AI 발전의 중요한 이정표”라면서도 “AI가 진정 인류를 뛰어넘는 날이 오기엔 아직 멀다”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 5∼10년 내 세상의 많은 일을 처리하고, 시각에서 청각까지의 감각을 사람보다 더 잘 인식할 수 있는 컴퓨터가 나올 것으로 본다”면서도 “AI가 모든 면에서 더 똑똑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저커버그는 “AI 기술이 의료와 무인운전 등 분야에서 유용할 수 있지만 컴퓨터에 사람의 상식이라는 것을 가르치기는 어렵다”며 “인류는 지식을 배워 문제 해결에 적용할 능력을 갖추고 있지만, 컴퓨터는 그럴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앞으로 5∼10년 내 가상현실(VR)이 또 다른 혁신의 초점이 되고 소비를 주도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마윈도 저커버그의 의견에 동의했다. 그는 “미래의 AI는 인류보다 더 강하고 더 효율적이 될 수 있지만 인류보다 더 지혜로워질 수는 없다”면서 “지혜는 인류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마윈은 “사람들은 컴퓨터가 등장한 첫날부터 인류와 컴퓨터 중 누가 더 똑똑한지 경쟁하기 시작했다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면서 “지혜와 정신, 마음은 인류가 가진 것이며 기계는 성취감과 우정, 사랑을 결코 느낄 수 없다”고 설명했다.

한편 저커버그는 이날 중국 권력서열 5위인 류윈산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 상무위원을 면담했다고 관영 CCTV가 보도했다. 류 상무위원은 인터넷 등 문화산업 방면을 총괄하고 있다. 류 상무위원은 페이스북과 중국 기업 간 교류가 인터넷 분야의 발전을 촉진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류 상무위원과 저커버그의 면담이 페이스북에 대한 중국의 차단 조치 해제에 도움될지 주목된다.

중국계 미국인 아내를 둔 저커버그는 앞서 18일에는 스모그에 뒤덮인 천안문 광장 앞에서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채 조깅하는 사진을 페이스북에 올리는 등 중국에 대한 애정을 과시하고 있다.

베이징=맹경환 특파원 khmae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