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와 마윈 알리바바 그룹 회장이 인공지능(AI)의 성과에 대해 인정하면서도 단기간에 인류를 앞서지 못할 것이라는 데 한목소리를 냈다.
두 사람은 19일 베이징 댜오위타이 국빈관에서 열린 중국 ‘경제발전 고위급 포럼’에 참석, ‘혁신: 발전을 이끄는 첫 번째 동력’을 주제로 대담을 가졌다.
저커버그는 구글 알파고(AlphaGo)가 이세돌 9단과의 바둑 경기에서 승리한 것을 두고 “의외의 일로 AI 발전의 중요한 이정표”라면서도 “AI가 진정 인류를 뛰어넘는 날이 오기엔 아직 멀다”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 5∼10년 내 세상의 많은 일을 처리하고, 시각에서 청각까지의 감각을 사람보다 더 잘 인식할 수 있는 컴퓨터가 나올 것으로 본다”면서도 “AI가 모든 면에서 더 똑똑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저커버그는 “AI 기술이 의료와 무인운전 등 분야에서 유용할 수 있지만 컴퓨터에 사람의 상식이라는 것을 가르치기는 어렵다”며 “인류는 지식을 배워 문제 해결에 적용할 능력을 갖추고 있지만, 컴퓨터는 그럴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앞으로 5∼10년 내 가상현실(VR)이 또 다른 혁신의 초점이 되고 소비를 주도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마윈도 저커버그의 의견에 동의했다. 그는 “미래의 AI는 인류보다 더 강하고 더 효율적이 될 수 있지만 인류보다 더 지혜로워질 수는 없다”면서 “지혜는 인류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마윈은 “사람들은 컴퓨터가 등장한 첫날부터 인류와 컴퓨터 중 누가 더 똑똑한지 경쟁하기 시작했다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면서 “지혜와 정신, 마음은 인류가 가진 것이며 기계는 성취감과 우정, 사랑을 결코 느낄 수 없다”고 설명했다.
한편 저커버그는 이날 중국 권력서열 5위인 류윈산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 상무위원을 면담했다고 관영 CCTV가 보도했다. 류 상무위원은 인터넷 등 문화산업 방면을 총괄하고 있다. 류 상무위원은 페이스북과 중국 기업 간 교류가 인터넷 분야의 발전을 촉진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류 상무위원과 저커버그의 면담이 페이스북에 대한 중국의 차단 조치 해제에 도움될지 주목된다.
중국계 미국인 아내를 둔 저커버그는 앞서 18일에는 스모그에 뒤덮인 천안문 광장 앞에서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채 조깅하는 사진을 페이스북에 올리는 등 중국에 대한 애정을 과시하고 있다.
베이징=맹경환 특파원 khmaeng@kmib.co.kr
“AI, 단기간에 인류 앞서지 못할 것”… 저커버그·마윈, 중국 ‘경제발전 고위급 포럼’서 대담
입력 2016-03-20 19:4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