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종 괭이갈매기가 일본에서 낚싯줄에 엉켜 있다가 구조됐다. 텃새로 알려진 괭이갈매기가 어디까지 흩어지는지 확인된 첫 사례다.
국립공원관리공단은 “지난해 6월 괭이갈매기의 이동경로를 파악하고 기후변화 연구를 위해 경남 홍도에서 가락지를 부착한 괭이갈매기 새끼가 4개월 뒤 550㎞ 떨어진 일본 도쿠시마현에서 발견됐다”고 20일 밝혔다. 당시 이 괭이갈매기는 오른쪽 날개가 부러진 채 낚싯줄에 엉켜 있었다. 한 어부가 발견해 야마시나 조류연구소에 보냈고, 연구소 측이 가락지에 담긴 정보를 토대로 우리 국립공원연구원에 알려왔다.
국립공원연구원은 기후변화가 조류 생태에 미치는 영향 등을 분석하기 위해 지난 10년간 조류 244종 6만954마리에 가락지를 부착했다. 가락지에는 국가코드와 고유번호가 기입돼 있다.
괭이갈매기는 한국·중국·일본 등 극동아시아에만 분포하는 바닷새다. 주로 육지에서 멀리 떨어진 무인도에서 집단으로 번식한다. 태어난 지 2∼3개월 후에는 번식지를 떠나 흩어지며 3년 이상 성장한 뒤 번식을 시작한다. 일반적으로 어린 새가 어른 새와의 먹이 경쟁을 피하기 위해 번식지로부터 더욱 멀리 이동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도경 기자 yido@kmib.co.kr
토종 텃새 괭이갈매기 550㎞ 떨어진 일본으로
입력 2016-03-20 21: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