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 “당당하게 하라” 무소속 출마 선언 조해진 격려 공관위 “劉의 결단 기다리고 있다"

입력 2016-03-18 21:14 수정 2016-03-19 00:58
새누리당 유승민 의원이 공천에서 탈락한 측근들에게 “자진 탈당은 안 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것으로 18일 전해졌다. 측근들이 “우리가 낙천한 데 대한 책임감 때문에 그릇된 판단을 하지 말라” “먼저 물러서지 말고 끝까지 버텨 달라”고 하자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이한구 공천관리위원장이 노골적인 ‘시간 끌기’로 유 의원의 결단을 압박하고 있지만 휘둘리지 않겠다는 것이다.

유 의원은 ‘유승민계’ 중 처음 탈당해 무소속 출마를 선언한 조해진 의원에게는 “용기 있게, 힘 있게, 당당하게 하라”고 격려했다. 조 의원이 전날 유 의원에게 전화를 걸어 탈당 의사를 전하자 이렇게 말했다고 조 의원이 밝혔다. 그는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공천을 신청했으니 당의 결정을 기다리는 게 순리”라며 “원내대표 사퇴 때 그랬던 것처럼 유 의원이 명분 있는 길을 선택할 것으로 본다”고 했다. 유 의원과 가까운 다른 인사도 “유 의원의 생각을 내가 얘기하는 건 예의가 아니다”면서도 “분명한 건 나는 ‘공관위 결정이 나오기 전에 절대 먼저 포기하지 말고 혼자라도 살아남아 후일을 도모하시라’고 말씀드렸다”고 했다. 유 의원 측 인사들은 자진 불출마나 탈당은 아예 선택지에 넣고 있지 않은 셈이다. 이런 분위기여서 유승민계 낙천 의원들의 연대 가능성도 흘러나온다.

실제 유 의원은 지난해 7월 청와대와 친박(친박근혜)계의 집요한 사퇴 요구에도 끝까지 버티다 의원총회의 사퇴 권고를 수용하는 모양새를 갖춰 물러났었다. 당시에도 유 의원은 내내 입을 닫고 있다가 사퇴의 변을 통해 “정치생명을 걸고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임을 천명한 헌법 1조1항의 가치를 지키고 싶었다”고 했다. 청와대와 친박이 유 의원에게 완전히 등을 돌리게 된 문제의 발언이다.

공관위는 최고위원회의 여론 수렴을 이유로 이날도 유 의원에 대한 공천 여부를 확정하지 않았다. 이 위원장은 “본인이 결단하는 게 가장 좋다”고 거듭 말했다. 그러나 유 의원이 먼저 수를 둘 가능성은 낮고 최고위도 공관위가 결정할 문제라며 손을 놓고 있어 결국은 공관위가 직접 나설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 경우 컷오프가 유력한데 일부에선 모두의 예상을 깨고 유 의원을 경선에 내보낼 것이란 전망도 제기된다.

친박계 이인제 최고위원은 방송에 출연해 “본인도 그렇고 국민들도 답답해하고 있다”며 “공관위가 만장일치로 결정하는 것이 좋지만 시간이 없기 때문에 표결이라도 해서 결론을 내야 한다”고 했다.

권지혜 기자 jh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