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성황후 시해, 日 계획적 살해 인정

입력 2016-03-18 21:13
일본 문부과학성의 검정을 18일 통과한 야마카와 출판사의 일본사A 교과서에서 명성황후 시해 사건의 배경을 언급한 것은 당시 사건이 ‘계획적 살해’임을 일본 스스로 인정했다는 점에서 눈여겨볼 만한 대목이다.

A교과서는 1895년 10월 8일 경복궁 건청궁에서 발생한 이 사건이 ‘흥선대원군을 다시 옹립하기 위한 차원에서’ 일본에 의해 저질러졌다고 설명했다. 또 당시 친러시아 성향의 명성황후 측과 친일 성향의 대원군 측이 대립하던 상황도 거론했다. 때문에 당시 사건이 우발적 사건이 아니라 일본 측이 친일 성향의 대원군을 다시 세우기 위한 뚜렷한 목적을 갖고 사건을 계획했다는 점이 분명해진 것이다.

아울러 한 나라를 대표하는 외교관 신분인 미우라 고로 당시 주조선 공사가 공사관 수비병을 동원해 명성황후를 살해했다고 밝힌 점도 이 사건이 국가 차원의 범죄라는 사실을 한층 더 뒷받침하는 부분이다.

그동안 우리 시민단체들은 시해 사건을 저지른 일본을 국제사법재판소에 세워야 한다고 요구해 왔다. 이번에 일본 측의 계획적 살해가 문부성 검정을 통해 공식 확인되면서 일본에 대한 사과와 배상 요구 목소리가 더욱 커질 전망이다.

손병호 기자 bhs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