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폭스TV의 인기 만화영화 ‘심슨 가족(the Simpsons)’이 16년 전에 벌써 현재 공화당의 대선 경선 선두 주자인 도널드 트럼프가 미국 대통령이 돼 있는 모습을 방영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화제다.
‘심슨 가족’은 2000년 3월 해당 장면을 방영했다. 주인공인 초등학생 바트가 원주민 예언가를 통해 내다본 미래에서 바트의 동생 리사는 미 최초의 여성 대통령이 돼 전임 트럼프가 망친 미국 경제를 수습하느라 골머리를 앓는다. 미국은 미래에 트럼프가 예산을 다 소진한 바람에 중국으로부터 경제 원조를 받는 지경에 이른다. 당시 부동산 재벌이면서 TV에 출연했던 트럼프에 대한 부정적 묘사이기는 하지만 그가 대통령이 된다는 그럴듯한 ‘개연성’을 묘사하고 있다. 때문에 ‘심슨 가족’은 ‘미래를 내다본 만화’로 불리고 있다.
‘심슨 가족’은 트럼프의 출마 선언 직후인 지난해 7월 트럼프가 직접 등장한 장면을 내보내기도 했다. 그 장면에서 만화영화 속 트럼프가 트럼프빌딩 안에서 유세를 마치고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내려왔는데, 그즈음 트럼프가 실제 그 빌딩에서 유세를 한 뒤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내려온 모습과 아주 흡사해 역시 눈길을 끌었다.
‘심슨 가족’의 작가 댄 그리니는 16일 연예지 할리우드리포터와의 인터뷰에서 “16년 전 트럼프를 등장시킨 건 미국을 향한 경고였다”면서 “당시 만화가 지금 현실이 돼간다는 건 미 사회가 바닥까지 추락하고 있다는 증거”라고 말했다.
한편 트럼프의 아들 에릭 트럼프의 뉴욕 맨해튼 자택에 ‘트럼프가 사퇴하지 않을 경우 가족에게 해를 가하겠다’는 내용의 협박 편지가 배달돼 미 연방수사국(FBI)이 수사에 나섰다고 미 CBS방송이 보도했다.
조효석 기자 promen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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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년 前 “트럼프가 대통령” 만화 화제… “만화 같은 현실, 美 추락 증거”
입력 2016-03-19 04: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