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난민들 터키 송환 합의… 터키 요구조건 대부분 수용 최종 타결 시도

입력 2016-03-18 21:08
마케도니아로 건너가려는 난민들이 모여 있는 그리스 북부 국경지대 이도메니에서 17일(현지시간) 난민 어린이가 철조망에 매달려 있다. 유럽연합(EU) 정상들은 17∼18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아흐메트 다부토울루 터키 총리와 난민 송환 합의안을 놓고 협상을 벌였다. AP뉴시스

유럽연합(EU) 정상들이 그리스에 머물고 있는 난민들을 터키로 송환하는 방안을 승인했다.

영국 BBC방송 등은 17일(현지시간) EU 정상회의 참석차 모인 지도자들이 지난 8일 터키와 논의한 난민 송환 잠정 합의안을 토대로 자체 합의안을 마련했다고 전했다. 도날트 투스크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을 비롯한 EU 정상들은 이 합의안을 갖고 18일 아흐메트 다부토울루 터키 총리와 협상을 벌였다.

EU는 그리스에 불법으로 입국한 난민들을 터키로 보내는 대신 난민 수용시설과 난민 교육 등에 필요한 자금을 지원할 예정이다. 더불어 터키 국민이 EU의 솅겐 지역에 무비자로 여행할 수 있도록 허용키로 했다. 30억 유로(약 4조원)의 추가 자금 지원과 EU 국가 무비자 여행 등 당초 터키의 요구가 사실상 관철된 셈이다.

다만 터키가 유럽 전체를 인질로 잡고 요구를 추가할 우려도 있다고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는 분석했다. 날씨가 따뜻해지면서 겨울동안 주춤했던 난민 행렬이 또다시 시작되면 EU 국가들이 얼마나 절박해질지를 알기 때문이다. 샤를 미셸 벨기에 총리는 “협박하는 형식의 협상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했다.

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