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기, 이젠 애완견까지 동원

입력 2016-03-18 21:06
갈수록 증가하는 보험사기 범죄에 애완견까지 등장했다. 애완견이 ‘혼자 돌아다니다’ 차에 치여 죽자 ‘목줄을 해서 데리고 다니다’ 교통사고를 당한 것처럼 조작해 보험금 1200여만원을 받아낸 이들이 적발됐다.

변모(29)씨는 지난해 스탠더드프렌치 불독을 500만원에 구입했다. 지난달 5일 오후 변씨의 서울 송파구 실내세차장에 있던 개가 출입문이 열린 틈에 빠져나가 지나던 차에 치였다. 변씨는 척추와 뒷다리가 부러져 하반신이 마비된 개를 370여만원을 들여 치료하다 결국 안락사시켰다.

거액의 손실을 발생하자 변씨는 보험금을 떠올렸다. 하지만 현행 규정상 관리 소홀로 일어난 애완견 교통사고는 가해차량 보험사에 배상을 요구할 수 없었다. 차가 파손됐을 경우 오히려 물어줘야 했다. 변씨는 사업차 알고 지내던 정모(39)씨와 사고를 조작했다. 자신이 목줄로 개를 통제하며 걸어가다 정씨 차에 치인 것으로 위장해 보험금을 청구했다.

보험금 770여만원을 받아내는 데 성공한 변씨는 목줄을 손목에 감고 있다 자신도 다치고 명품시계도 파손됐다며 450여만원을 더 타냈다. 수상히 여긴 보험사 직원이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고, CCTV 영상 등을 통해 범행이 드러났다. 서울 송파경찰서는 변씨와 정씨를 사기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고 18일 밝혔다.

김미나 기자 mina@kmib.co.kr